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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첫 자전적 에세이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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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첫 자전적 에세이 '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2.04.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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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시시한 기분은 없다'는 시 쓰는 일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허연의 첫 자전적 에세이다. 등단 이래 20여 년 동안 산문집을 출간한 적은 있었지만 대체로 고전 작품에 대한 안내서이거나 고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해설서 성격의 책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는 지난 십수 년 동안 신문 칼럼, 잡지, 소셜 네트워크 등 여러 매체들에 쓴 아포리즘과 길고 짧은 산문들을 선별해 수록했다. 그의 삶이 흘러온 내력을 보여 주는 동시에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또 하나의 내력을 보여 주는 글들이다. 다른 시공간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쓰인 글들을 모아 주는 키워드는 ‘기분’이다.

삶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을 통해 경험한 그리움과 회한, 예술 작품을 보면서 경험한 황홀과 경이, 낯선 여행지를 거니는 동안 발견한 외로움과 고독, 세상을 향한 냉소와 비판,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감동과 경외. 한마디로 이 책은 허연을 구성하는 이성과 감성의 총체를 보여 준다. 그리고 이 총체적 기분들은 우리 자신의 기분들과도 무척 닮았다.

시시한 날씨는 없다. 다른 날씨가 있을 뿐이다. 기분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시시한 기분은 없다. 다른 기분이 있을 뿐이다. 흐르는 강물이 한순간도 제자리에 멈춰 서 있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다. 우리는 매 순간 다른 기분으로 살아간다. 그 많은, 숱한 기분들의 총합이 바로 나의 삶이자 당신의 삶이며 지금의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기분의 총합이다.

우리의 삶이 하나의 예술품이라면 지금의 ‘나’를 만든 그 모든 기분들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나’라는 작품을 위한 미학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기쁘고 슬픈, 그립고 후회되는, 황홀하고 경이로운, 두렵고 무서운,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기분들을 겪고 견디며 점점 더 깊은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가장 예술적인 관점이다. 

허연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삶에 깊이 각인된 어느 영화의 대사를 인용한다. “모두들 어쩌다 지금의 자신이 되지” 그렇다. 우리는 모두 어쩌다 지금의 자신이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읽는’ 것은 지금의 허연을 만든 기분들일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만나는’ 것은 지금의 당신을 만든 수많은 기분들일 것이다. 그 책의 목록은 전혀 다른 순서와 구성으로 채워질 것이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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