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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지구 종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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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지구 종말론
  • 전민일보
  • 승인 2009.02.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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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든 한번쯤 생각한다. 지구는 정말 멸망할까.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그 계기는 무엇일까.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까. 그래서 핵전쟁으로 인류를 멸망시킬까. 아님 우주인(UFO)이 지구를 습격할까. 또는 무서운 전염병이 창궐할까. 이것도 아니면 갑자기 태양이 섭씨 100˚C 이상 뜨거워질까. 이런저런 생각들은 기우이고 금새 잊는다. 그런 일이 조만간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까닭이다.
  새해부터 종말론을 들먹여 독자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선 종말과 대재앙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동호회가 여럿 활동 중이다. ‘대재앙을 넘는 사람들’ 외에도 회원 수 5만 명이 넘는 ‘충격 대예언’을 비롯해, ‘지구 대재앙’ ‘대재앙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들’ ‘인류의 종말이 오고 있다’ 등 동호회가 수십 개에 이른다. 지구 종말이 앞으로 3년 후인 2012년에 온다는 것이다. 여기에 초거대재난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2012>가 조만간 개봉될 예정이어서 2012년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구 종말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론은 구체적이다. 2012년 12월21일 24시에 멸망한다는 것. 인류사상 최고의 시간과학자로 평가받는 마야인은 물론 주역, 힌두 경전, 성경도 그 해, 그 날, 그 시간이 지구의 종말이라고 예언했다. 과학적 근거도 있다. 1940년대 이후, 특히 2003년 이후, 빙하기 말기 급속한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린 지 1만1000년 만에 태양이 그 어느 때보다 사납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 물리학자들은 2012년이면 태양 활동이 또다시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 지난해 5월 칠레 차이텐 화산 폭발 모습,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토바호수에 있는 화산 폭발이 지구 종말의 징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난세가 왔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은신처가 바로 충북 단양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난세가 온다는 것일까? 과연 이들의 예언대로 지구는 멸망할까? 생각해보면 조금은 두려움과 공포가 일기도 한다. 어쩌면 사람들의 마음속 보이지 않은 공포가 지금의 경제 상황을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회 전반으로 점점 무겁게 내려앉는 어두운 기운이 왠지 불길하게 느껴진다. 2012년 지구 종말이 해프닝이길 바란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을 자꾸만 모래알처럼 서걱거리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될 대로 되라’ 식의 강한 부정을 하고 있지만…. 
  1980년대 이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큰 인기를 끌었다. 히틀러의 득세, 케네디 암살 등을 맞혔다는 중세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남긴 시를 해설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더불어 ‘세븐 싸인’, ‘엔드 오브 데이즈’ 등 종말을 다룬 영화나 소설도 줄지어 나왔다. 당시의 종말론에는 예언을 넘어선 현실적인 근거도 있었다. 미·소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언제든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짙게 깔려 있었던 것이다. 그 덕에 일부는 종말론 교회에 가서 휴거를 기다리기도 하고, 누구는 도시를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이 돼도 아무 일이 없자 종말론은 수그러드는 듯 했다. 그러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재해석해보면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이 종말의 해라고 주장한다. 파푸아 뉴기니의 후리족 전설에도 2012년을 다루고 있으며, <주역>에도 이날이 지구 종말의 날로 기록돼 있다는 이야기도 떠돈다.
  그렇다면 진정한 세기말은 2012년이란 말인가? 2012년에 지구는 끝장나는 것인가? 신세기가 시작된 지 10년도 안됐는데 다시 세기말의 징후를 알리며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사회를 혹세무민(惑世誣民)하고 있다.
  매년 새해에는 개인의 길흉화복뿐 아니라 국운(國運), 즉 나라의 운명도 점친다. 유명 역술인들은 2009년 기축년(己丑年) 우리나라의 ‘국운’은 정치·경제·사회·문화·남북관계·종교 등 각 분야가 성장통을 겪는다고 예언했다. 따라서 언론매체는 년 초에 유명 역술가들의 국운 예측 기사를 즐겨 실었다. 국운을 예측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자미두수(紫微斗數)나 육임(六任), 태을신수(太乙神數) 등도 주요한 방법론으로 거론된다. 수백 년 전 만들어졌다는 비기서(秘記書)의 해석을 두고 설왕설래도 벌어진다. 여기에는 ‘정감록’과 ‘격암유록’이 가짜 예언서임을 밝히는 책도 출간되었다.
  오늘의 종말은 지난 세기말의 종말과 다르게 그려진다. 20세기 종말론이 신(神)에 의한 절대적 종말론에 가까웠다면, 오늘의 종말은 인간 스스로 자초한 종말에 가깝다. 이것은 종말을 실감하게 만드는 삶의 위기가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아무튼 종말이 올 때 올망정 우리는 하루하루를 긴박히 살아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비록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새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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