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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와 이순신 제독의 ‘약무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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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 위기와 이순신 제독의 ‘약무호남’
  • 전민일보
  • 승인 2022.01.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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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제독의 시호인 충무공은 조선시대 이순신 제독 뿐 아니라 김시민 장군 등 모두 9명에게 의정된 시호지만, 오늘날 충무공은 이순신 제독(이하 이충무공으로 표기)을 지칭하는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충무공이 남긴 문장과 어록도 시대를 초월한 국난극복의 원형이 되어 40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최근 다시 회자되고 있는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라는 일상적인 문장에도 당시의 전황과 국난극복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은 우리 민족을 지키고자하는 이충무공의 깊은 뜻이 그 안에 체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라는 문장은 호남에서 안정적으로 조달되는 군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쌀은 세금의 단위로도 사용되었다. 전시상황이 아니더라도 영남과 호서 그리고 호남에서 주로 생산되는 쌀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었다.

임진왜란 초기에 호남을 제외한 모든 국토가 유린되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군량을 조달할 수 있는 호남을 지켜내는 것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되었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호남이 없었다면 국가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문장이 나온 것이다.

최근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라는 문장을 이와 같은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문자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그것은 일면의 옳음이 있는 주장이지만 공동체가 직면한 고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진심이 담겨있다면 그 쓰임을 지나치게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난극복을 고심하던 중에 쓰여진 문장이기 때문에 전후맥락보다 그 안에 담겨진 본질적인 뜻과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히려 지방 소멸이라는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라는 문장이 예언처럼 다시 사용되어지길 바라고 있다.

다양한 통계와 연구보고서 등에서 이미 예측하고 있듯이 국가의 재원이 지금처럼 서울과 수도권에만 집중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국토의 절반이상이 맹지처럼 버려지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지방 소멸의 위기에서 비옥한 토지와 오랜 역사가 있는 호남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다른 지방의 생존과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제시했던 강호축 공약은 전북을 중심으로 강원도와 호남을 고속철도로 이어서 지방 소멸을 막고 새로운 국토 균형발전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자원이 많지만 교통이 원활하지 못한 지역을 고속철도로 연결하게 되면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다시 모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방 소멸에 대한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와 분투했던 2021년을 마무리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 20대 대통령선거와 제 8회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세워지게 되는 위정자들이 이충무공처럼 폭넓은 시각으로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본다.

우리 민족은 삶의 터전이 무너지고 낙심되는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충무공의 어록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인간적이지만 초월적인 희생과 통합의 리더십을 그리워한다.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라도 서로 단단하고 응집력 있게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 민족은 결단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반만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우리 국민들이 권력에 마음 두지 않고 억울한 모함과 백의종군의 수치마저 대의를 위해 넉넉히 감내해낼 수 있는 이충무공과 같은 리더십이 세워지길 소망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약무호남若無湖南시무국가是無國家’라는 문장에 담긴 국난극복 의지를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박상준 칼럼니스트, ‘걱정은행’작가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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