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어린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성년이 된다고 좋아할 것이고, 어른들은 올해 또 한 살을 먹는다고 서운해할 것이다. 그래도 새로움을 기대한다는 측면에서 모두가 반기는 것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필자 역시 같은 마음이다.
필자에게 지난해는 그야말로‘다사다난’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좋은 일, 나쁜 일이 다 지나쳐갔지만 무엇보다 우리 한옥이 본격 수출길에 오르는 의미있는 한 해였다.
그동안 한옥이라는 우물을 꾸준히 판 결과, 한옥 부재를 치목하여 베트남 수출길에 올렸고 알제리, 미국에도 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해 현재 제작 중에 있다.
최근 베트남으로 부재를 보내기 위해 선적하는데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캐나다,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과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거기에 전북대 고창캠퍼스에 ‘한옥건축학과’를 국내 처음으로 개설해 올 3월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그간 여러 도움과 우리의 간절함이 만들어 낸 성과 중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동안 이런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폐교를 양도받아 리모델링을 하고 활용도 해야하는데 ‘학교에서는 학생이 없는데 어떻게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 등 난관도 있었다.
결국 이 일을 맡은 스스로의 책임인데, ‘이왕 맡은 만큼 한번 해보자’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차근차근 일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대다수 대학의 학과는 교육내용이나 과정이 거의 비슷하다. 이로 인해 서울부터 지방으로 거리나 인구에 따라 순위가 매겨지곤 한다. 생각을 바꿔야 했다.
전북대가 최고인 분야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옥마을도 있고, 한스타일의 본고장인 만큼 한옥만한 것이 없었다.
이후 중앙부처를 다니면서 예산을 확보했고, 한옥과 관련된 직업교육훈련과정을 유치하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
그리고 청소년, 교사, 공직자, 은퇴자,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취미교육과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유치하여 실시했다. 그리하여 현재 약 1,5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해냈다.
방문하는 사람마다 시설과 장비가 아깝다고 하던 고창캠퍼스가 이제는 강의실이 부족하고 주차장이 꽉 차는 장면도 만들게 되었다.
국제적으로 UNESCO 세계학술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한옥’을 발표하기도 하고 미국, 일본, 그리스, 프랑스 등에 가서 한옥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이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한옥교육기관이 되었다. 시설과 장비는 감히 다른 기관에서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작년부터는 세계로 눈을 돌렸다. 약 10년 정도의 수출물량도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의 기반에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함께 ‘긍정적 사고’가 자리했다.
지방대학이란 서러움을 한탄할 시간에 항상 좋은 생각으로 움직이고자 했던 것이 오늘날 성과의 가장 큰 기반이 됐다.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와 단체장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이다. 항상 이런 시기 나오는 말이 있다. ‘전북 차별, 지역 홀대, 못 사는 고장’ 등의 자탄들이다. 새해엔 부정적 구호를 외치기보다 함께 뛰어보면 어떨까.
쉽지 않겠지만 전북도민은 우수하고 성실하기 때문에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노력이 있다면 가히 해내지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남해경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