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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 E.T. A. 호프만 단편 소설집 '모래 사나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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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 E.T. A. 호프만 단편 소설집 '모래 사나이'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1.12.2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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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소설과 공포 소설의 창시자이자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인 E.T. A. 호프만의 단편 소설집 '모래 사나이'가 출간됐다. 호프만은 환상과 광기와 불안을 소재로 삼아 작품 속에서 환영과 유령과 도플갱어와 악마를 소환한다. 낯설고 섬뜩하고 기이한 소설들은 이성적이고 무미건조한 현실의 법칙을 뒤흔들고, 꿈과 현실 사이를 곡예하듯 오가며 환상적인 마법의 왕국이 우리 삶의 일부임을 매혹적으로 증명해 낸다.

모래 사나이는 작품집 '밤의 풍경들'의 첫머리에 실린 단편으로 호프만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주인공 나타나엘이 어느 날 불길한 청우계 장수 코폴라를 만나며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결국 광기에 빠져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이 이야기는 오늘날 독자에게도 여러모로 기괴하고 충격적이면서 흥미로운 구석이 많다.

이 작품은 그동안 무수한 해석을 낳았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소논문 '섬뜩함(Das Unheimliche)'에서 제시한 분석이다. 프로이트는 아이들의 눈을 뽑아 가는 섬뜩한 모래 사나이의 이미지에 주목하여 이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풀이한다. 즉 눈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거세 불안과 연결 짓는 것이다. 이때 나타나엘의 눈을 뽑으려는 코펠리우스와 그것을 말리는 나타나엘의 아버지는 분열된 아버지상, 곧 나쁜 아버지와 좋은 아버지를 상징하며 이 대립 관계는 코폴라와 스팔란차니 교수를 통해 반복된다.

호프만(1776~1822)은 19세기 초에 활동한 독일 낭만주의 작가다. 1776년에 대학자 칸트의 도시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난 호프만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두각을 드러냈지만 법조인 가문인 외가의 전통에 따라 법학을 전공하고 법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작곡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호프만은 생애의 많은 시간을 작곡가, 악장, 음악 비평가 등으로 활동하며 음악에 엄청난 열정을 쏟았다. 스스로를 무엇보다 음악가로 여기며 끊임없이 성공을 꿈꿨고 야심차게 작곡한 오페라 '운디네(Undine)'를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기도 했다. 반면 문학 작업은 음악만큼 진지하게 여기지 않아 일필휘지로 빠르게 연이어 소설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호프만에게 성공을 안겨 주고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그의 문학 작품들이다.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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