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8 18:11 (목)
작가 V. S. 나이폴의 자전적 소설 '세계 속의 길' 출간
상태바
작가 V. S. 나이폴의 자전적 소설 '세계 속의 길'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1.12.28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3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V. S. 나이폴의 자전적 소설 '세계 속의 길'이 출간됐다. '세계 속의 길'은 트리니다드와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가 있는 서인도 제도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은 나이폴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유년 시절과 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청년 시절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역사의 현장을 체험한 다양한 ‘내레이터’들을 등장시켜 세계를 보는 시야를 확장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영국과 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제국주의와 혁명, 탈식민주의가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각자의 길을 걷는 ‘역사적 순례자’들의 20세기가 여기 담겼다.  '세계 속의 길'은 나이폴의 또 다른 대표작인 트리니다드 하층민의 생활상을 다룬 연작 소설 '미겔 스트리트'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의 서술 방식과 핵심 주제, 작품의 기본 무대도 비슷해 두 작품을 한 편으로 묶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나이폴은 주민들의 개별적인 생활상에 집중했던 '미겔 스트리트'의 세계관을 확장해 전 세계에서 제국주의 사회, 식민지 이후의 사회를 살아간 인물들의 발자취를 쫓는다. '세계 속의 길'은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주축으로 한 연대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나이폴이 일생 천착한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 나를 둘러싼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답한다.

'세계 속의 길'은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정치적 갈등과 충돌을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나이폴의 관심사는 갈등과 충돌의 해결이 아니다. '미겔 스트리트', '자유 국가에서' 등 그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문제투성이 국가나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채 방황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눈에 비치는 카리브해의 풍경은 같지만, 개개의 삶이 품고 있는 가치관과 처한 상황은 다르고 서로 타협할 수 없다.

나이폴은 그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냉정할 정도로 객관적인 눈으로, 공존하지만 ‘공명’할 수 없는 인물들의 외로움을 읽어 내어 제3세계 식민지의 복잡한 역사와 아픔에 대한 공감대를 한층 더 증폭시킨다.김영무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청년 김대중의 정신을 이어가는 한동훈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칼럼] 감기 이후에 생긴 피부발진, 알고 보니 어린이 자반증이라면?
  • 남경호 목사, 개신교 청년 위한 신앙 어록집 ‘영감톡’ 출간
  • 우진미술기행 '빅토르 바자렐리'·'미셸 들라크루아'
  • '여유 슬림컷' 판매량 급증! 남성 건강 시장에서 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