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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PD 김현우 작가, 독서에세이 '타인을 듣는 시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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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PD 김현우 작가, 독서에세이 '타인을 듣는 시간' 출간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1.12.1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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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PD이자 번역가인 김현우 작가의 독서 에세이 '타인을 듣는 시간'이 출간됐다. '타인을 듣는 시간'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쓸모는 다양한 논픽션(또는 논픽션의 속성을 지닌 책)의 매력과 의의를 새롭게 발견해 내는 데 있다. 저자는 논픽션과 다큐멘터리를 '그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삶을'이라는 간명한 문구로 정의한다. 그리고 '내 내면을 설명하는 언어'와 '내 바깥의 세계를 묘사하는 언어'의 차이를 짚으며, 바깥을 향하는 언어로 구성된 논픽션에서 깊이 있는 성찰을 건져 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논픽션들은 공통적으로 ‘차이’에 섬세한 언어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저자 김현우는 차이 나는 경험, ‘정상’에서 소외되어 온 정체성이 비로소 가시화되고, 그렇게 이해와 인정을 위한 초석이 마련될 수 있음을 밝힌다. 예컨대 숫자, ‘통계 단위’가 아닌 각자의 이름과 ‘느낌’을 가진 광부 개개인에 주목하는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집’이나 ‘자유’ 같은 개념의 구체적인 내용과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을 예민하게 포착한다.

그럴 때 하층민을 위한 주거 정책의 한계 역시 보이게 된다. 또 앤드루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다루면서는, 차이를 외면하거나 무화하지 않고 타인에 대한 ‘나의 이해’ 여부와 상관없이 타인을 인정할 때 연대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나아가 이런 사례를 통해 차이에 대한 섬세한 인식 없이 설익게 ‘우리’를 명명하고 ‘연대’를 꺼낼 때, 외려 서로의 다름을 지워 버리는 결과가 벌어진다는 것을 짚어 낸다.

또 저자는 논픽션들에서 타인의 일상을 충분히 내 몸과 감각으로 함께한 후의 소통, 타인에게 몸으로 다가가는 방식의 중요성을 읽어낸다. 한 대의 카메라만을 들고 현지인들이 사는 곳으로 곧장 들어가는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기행'과 나란히, 미처 인터뷰이의 삶의 환경을 충분히 겪어 '몸을 준비'하기 전에 진행한 인터뷰의 실패를 고백한다. 이어서, 미나마타병을 둘러싼 사회적 사건을 자신의 '사적인 일'이라 표현할 만큼 오래 공동체에 머물며 사건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텍스트 '신들의 마을'과 함께, 성소수자 당사자들과 가족들을 긴 시간 만나며 마음만으로는 다 준비할 수 없는 타자와의 마주침에 준비되어 갔던 과정을 소개한다. 김영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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