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09:23 (목)
점자의 날, 아름다운 우리글 ‘훈맹정음’
상태바
점자의 날, 아름다운 우리글 ‘훈맹정음’
  • 전민일보
  • 승인 2021.11.12 09:2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점자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친밀한 글자이다. 지하철 난간에 표시된 점자표지판이나 엘리베이터 버튼의 숫자 표지, 그리고 알루미늄 캔 음료수 등에도 점자가 표시되어 있다.

점자는 1829년 프랑스 맹학교 교사인 루이 브라이(Louis Braille)에 의해서 창안되었다.

프랑스어 점자 창안 이전에도 시각장애인들이 문자를 만져서 해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었지만, 6개의 점으로 간략하게 알파벳을 정리할 수 있게 된 후에 시각장애인들도 점자교육을 통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청각장애인으로 전 세계 장애인복지사업에 많은 공헌을 했던 헬렌켈러는 점자 창안에 대해 ‘장애인들이 어둠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가는 넓고 튼튼한 계단을 놓았다’고 평가하였다.

인권과 저술 분야에서 그녀가 이루었던 놀라운 업적도 점자 창안이라는 혁신적 틀 위에 세워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비롯하여 국내 최초의 맹학교, 농학교 등을 설립한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에 의해 ‘조선훈맹점자’라는 점자가 처음 사용되었다. 그 후 1926년 11월 4일에 제생원 맹아부 교사인 송암 박두성 선생에 의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점자의 원형인 ‘훈맹정음’이 창안되었다.

한글 점자는 자음과 모음 그리고 받침까지 풀어쓰기 방식으로 나열해야하고 약어와 다양한 예외규칙이 있어서 익히는 과정이 한글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점자마저도 일본어로 배워야하는 일제강점기에 한글 점자를 창안하여 보급한 것은 장애인 뿐 아니라 우리 민족 모두의 민족혼을 일깨워준 소중한 업적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시각장애인 문맹률은 86%로 조사되었고 이처럼 문맹률이 높은 것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단순히 시각장애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아직도 장애인 인권이 심각한 수준으로 정체되어 있다는 사실을 방증[傍證]한다.

선진화된 인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않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구조에서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시청각장애인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팀장: 홍유미)가 개원하는 등 시청각장애인복지 분야도 이전에 비해 전문화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되거나 활성화 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다양화되어가는 인권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힘든 어린이와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돌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직도 장애인을 위한 교육시설이 부족하여 시각장애인들이 맹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고향과 가족을 떠나 대도시에서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로 문맹으로 인해 고통 받고 차별받던 백성들이 시대를 초월한 자유를 얻게 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문자보급을 통한 자유와 공정의 역사가 한글점자교육 활성화로 우리사회에 재현되어질 수 있게 되길 기원해 본다.

박상준 ‘걱정은행’ 작가,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힘찬 2021-11-13 14:13:08
우리의 삶 많은 영역에서 시청각 장애인분들이 스스로 쉽게 정보를 얻고 생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