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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와대(靑瓦臺)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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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와대(靑瓦臺)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21.10.28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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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가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다. 그에 앞선 나로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09년과 2010년의 실패를 극복하고 2013년 나로호가 날기까지 어려움은 누리호의 그것보다 더 했을 것이다. 우주발사체 관련 기술은 그 어떤 나라에서도 공유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협조를 해준 나라가 러시아다. 간과하기 쉽지만 러시아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다. 불곰사업을 통해 러시아에서 제공한 첨단무기는 방위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통일한국에 대해서도 주변열강 중 가장 호의적이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모든 나라는 자국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러시아가 그렇듯 한국도 다르지 않다. 주변국에 대한 인식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균형감이 필요한 이유다.

과거사는 물론 현실 인식에 있어서 그 괴리가 너무도 큰 두 나라가 있다. 일본과 중국이다.

굳이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일본과 중국에 대한 잣대가 너무도 이중적이다.

연나라 진개(秦開)와 한무제(漢武帝) 이후 한민족을 수천 년간 핍박한 죄과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그들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공녀(貢女)와 환향녀(還鄕女)로 우리를 모욕하고 짓밟은 자들이다. 가깝게는 6·25 전쟁에 불법 개입해 한국인을 살상하고 국토를 유린했으며 분단상황을 지속시킨 전범국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에게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한 것이 과연 정상적인가?

일본 천황(天皇) 호칭과 관련한 우려는 생각보다 길다. 성호(星湖) 이익(李瀷)도 우려를 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존심과 관련된 사항이라기보다는 의전관계가 초래할 외교적 문제에 대한 우려였다. 구한말 개항기 이익의 걱정은 현실화 한다.

조선 국왕과 일본 쇼군이 카운터파트너가 되는 것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렇다면 일본 천황을 일왕(日王)으로 부르는 것은 한국인의 자존심과 관련된 때문인가? 묻게 된다. 중국 황제는 문제가 없고 일본 천황만 문제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제국 당시의 칭제(稱帝)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자존은 상대 폄하(貶下)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에 황제가 없을 뿐이다. 입헌군주제를 도입한다면 한국도 황제국으로 칭하면 될 일이다.

만일 ‘중국 황제는 문제가 안 되지만 일본은 우리와 같은 제후국 주제에 무슨 천황이냐’라는 생각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자기비하이며 시대착오적이다.

정작 생각해볼 것은 따로 있다. 만세를 부르지 못하고 천세를 외친 것은 과거의 산물이라 하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상징 문양이 용(龍)이 아닌 봉황(鳳凰)인 이유는 무엇인가?

황제의 상징인 용을 사용하지 못해서가 아니고 그저 봉황이 좋아서인가.

대통령 관저가 황와대(黃瓦臺)가 아닌 청와대(靑瓦臺)인 이유는 또 무엇인가?

자금성(紫禁城)의 황금기와를 따라할 수 없어서가 아니고 푸른 기와가 좋아서인가.

청산해야 할 역사의 그림자로 봉황과 청와대가 부족하다면 천황을 일왕으로 부른다 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인은 민주주의를 선택했지만 의식의 밑바탕은 아직도 화이론(華夷論)의 망령에서 자유롭지 않다. 민주와 인권을 말하면서 중국몽(中國夢)을 찬양하는 역설을 달리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한국은 중국이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이웃과 떨어질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이다.

또 다른 악연이 있는 일본과 비교해도 더욱 직접적이다. 그래서 지나 온 역사를 이해한다.

그렇다고 영은문(迎恩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현재 중국은 등소평(鄧小平)이 유엔(U.N.) 연설에서 미래의 자신들을 향해 경고한 제국주의화의 길로 가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 더욱 우려되는 것은 주은래(周恩來)와 같은 중국의 양심마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습근평(習近平)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에게 했다는 망언을 듣고 내가 놀랐던 것은 따로 있다. ‘한국 정부는 물론 재야의 그 수많은 우국지사들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한국은 일본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이미 충분히 강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문제는 중화제국주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다.

천황 호칭이 불편한가? 그럼 왜, 청와대인가?

장상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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