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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로스쿨, 할당제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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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로스쿨, 할당제 도입해야
  • 전민일보
  • 승인 2008.12.2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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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문을 여는 전국 25곳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합격자가 최근 발표됐다. 로스쿨 합격자 가운데는 이색 직업과 경력을 가진 비법학도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와 시인이 있는가 하면 방송 아나운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 등 다양한 직업들이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로스쿨에 들어왔다.                
  그런데 지방대 로스쿨 합격자의 출신대학 분포를 보면 소위‘스카이’(SKY:서울?고려?연세대)졸업생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대와 원광대 로스쿨에 합격한 전북지역 대학 출신자는 11명으로 두 대학 정원 140명의 7.8%에 그쳤다. 제주대는 합격자 40명 중 자교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지방대 로스쿨이 수도권 법조인 양성소로 둔갑한 셈이다. 간판만 전북대, 원광대 로스쿨이지 실제는 수도권 출신 대학들의 안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로스쿨 권역배분’의 당초 취지가 무색한 것이다. 법조진입장벽을 철폐할 목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으나 결국 학벌 및 수도권 편중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이런 수도권 대학 출신자의 지방대 주요 대학원 독식은 법학대학원뿐만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 전문대학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통계를 보니까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정원110명)의 주소지별 2007년 합격자는 전북지역 거주자가 21명이고, 수도권거주자는 61명에 이르렀다. 2008년에도 전북지역 거주자는 26명, 수도권은 60명이었다. 전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정원40명)도 주소지별로 볼 때 2008학년도 합격자 가운데 전북 거주자가 9명, 수도권은 24명으로 수도권 거주자가 훨씬 많았다.  
  이런 현상이라면 지방대 로스쿨의 경우 지방 재원으로 교육시킨 인재를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빼앗기게 될게 뻔하다. 이들은 지방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에 다시 수도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로스쿨을 보유하고도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할 우려가 크다. 우여곡절 끝에 도입된 로스쿨이 지역인재를 육성하지 못한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닌가.
  로스쿨은 사법시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여기에 다양하고 전문적인 변호사를 대량 배출하여 국민에게 질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사법개혁방안이다. 그러므로 지역인재를 양성하려면 지방대에 지역 출신 할당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민주당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학생 구성 기준으로 지역균형을 추가하고, 지역균형 원칙에 따라 나눈 5권역에 있는 대학의 학사학위를 취득한 자의 비율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역대학 할당제는 학교선택의 자유, 평등권, 공무담임권 등 위헌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되는 건 우리나라 로스쿨의 학비가 일본에 비해 3배 정도 비싸다는 것이다. 로스쿨을 졸업하는데 학비가 자그마치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금과 교재비가 2,300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3년간 학비만 7,000만 원 가량이 드는 셈이다. 여기에 비용까지 합치면 억대를 넘기게 된다. 대학들이 인가신청 때 제시한 금액보다 인상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만약 로스쿨 학비가 지나치게 비싸 부자들만 다니게 된다면 이는 기회균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난한자는 법조인의 꿈을 이룰 수 없게 된다. 가난한 사람도 공부만 잘하면 로스쿨에 입학해 법조인의 꿈을 일룰 수 있는 장학제도 등의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로스쿨이 ‘권력과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폐단이 따를 것이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정부에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도 기회균등 측면에서 이런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대 로스쿨이 지역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대책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영규 수필가·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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