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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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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는 마음
  • 전민일보
  • 승인 2008.12.22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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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문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한해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밑이다. 다사다난 이라는 사자성어로는 성에 차지 않을 만큼 다사했고 다난했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은 옷깃을 여미고 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 무렵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 추위까지 이겨내야 하는 서민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다.
누구나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을 회고하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미처 살피지 못했던 주변을 돌아봄으로써 추위를 녹여 낼 온정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때이다.
문 밖에 나서면 입가에 김이 서리고 날선 바람이 살결을 파고든다.
스스로 생활을 꾸려갈 능력이 없는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는 더없이 혹독한 시기이다.
 돌아보면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한파보다 더 매운 세파에 맨 몸으로 내던져진 불우한 처지의 이웃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삶이란 무엇인가?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하는 저 군상의 궁극은 무엇일까?
기꺼이 자신을 불태우고 밟히는 연탄 한 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한 해 마무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더 나은 새해를 꿈꾸게 된다.
 지난해가 좋았던 사람은 더 좋은 새해를, 고통스러웠던 사람은 고통이 모두 지나가기를 바라는 새해를 기다린다.
그래서 연말에는 조바심과 설렘이 있다.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주가와 환율, 파산에 이은 불황의 해일 앞에서 개인은 너무나 무기력하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온 나라를 짓누르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가 두렵고, 내일 맞이가 두렵다.
아무런 희망 없이 숨죽이며 새해를 기다리는 암담한 세모가 되고 있다.
엄동설한에 직업을 잃고 생계에 쫓기며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실직자, 문을 닫는 영세 가게가 늘어가고 있다.
삶에 지치고, 힘겹다고, 날씨가 춥다고 마음마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실패와 성공, 좌절과 희망, 음지와 양지,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있다. 그래서 실망을 해서는 안 된다.
 동절기에 벌거벗은 나무는 하늘의 천사인 눈으로 옷이 입혀진다.
자연의 공평한 모습이다.
사람은 스스로 몸을 감싸는 옷을 입어야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옷을 입혀주지 않는다. 추위에 몸과 마음이 위축되지만 겨울은 인생의 휴식공간이 될 수도 있다.
갈등과 반복을 훌훌 털어 버리는 세밑이기를 소망해 본다.
돌아보면 이런저런 사연들이 많을 것이다.
남을 사랑하고 도와준 일도 있겠지만, 눈 흘기며 미워했거나 미움을 받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 모두를 다 털어버리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십보 전진한다는 마음으로 한 해 마무리를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  현
(수필가, 군산예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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