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이상 252개소 대상 경총조사서 올 평균 4일... 30.2%는 아예 계획 없어
장기화 된 경기침체의 여파가 직장인들의 휴가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기업체 252개소를 대상으로 ‘2006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대기업의 휴가일수가 4.3일인 것에 비해 중소기업의 휴가일수는 3.8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계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가운데 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인 곳은 64.5%로 지난해 65.0%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68.8%)보다 13.0% 늘어난 81.8%로 나타난 반면 중소기업은 55.0%로 지난해(63.1%)보다 8.1% 감소한 것으로 파악돼 뚜렷한 양극화현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휴가일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52개 기업의 평균휴가일수는 4일로 지난해 4.1일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며 지난 2003년 4.4일, 2004년 4.3일에 비해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하계휴가 실시기업은 조사대상 중 69.8%에 그쳐 지난해의 73.9%보다 4.1% 줄었고 미실시 기업은 30.2%에 달했다. 휴가단축 배경에 대해 경총은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시행에 따라 하계휴가를 없애거나 줄인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휴가계획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휴가 계획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불경기를 의식해 휴가기간 동안 집에서 휴식을 취하겠다는 직장인들도 있는 반면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반짝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소 무역업체에 근무하는 장모씨(27)는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는데다 휴가기간이 주말과 겹쳐서 아내와 상의 끝에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피서지에서 고생하는 것보다 도심에서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H건설에 근무하는 서모씨(32)는 “이번 휴가 때는 가족들과 함께 팔라우에 다녀올 계획”이라며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 휴가인데 이왕이면 놀기 좋은 곳에서 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휴가기간 동안 저렴한 가격에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고급휴양지를 찾는 고객들은 소폭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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