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가 근로자들의 과로사 방지를 요구하며 물량 분류작업을 거부하면서 도내에서도 택배배송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택배 근로자들의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그간 관례적으로 해오던 물량분류작업 중단에 돌입했다.
분류 작업은 택배물품을 구역별로 구분해 차량에 싣는 업무로 하루 평균 5~6시간이 소요되지만 이에 대한 보수는 거의 지급되지 않았다.
현재 일부 업체에서는 분류도우미 지원 등 시스템이 마련됐지만 대다수 업체가 과거 관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노조는 이날 전북도청 앞에서 '오전 9시 출근·오전 11시 배송 출발' 추진을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택배 분류 작업은 택배사의 몫이며 이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를 택배사가 반대하고 거부한다면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으로 출근 시간을 2시간 가량 늦춰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배송하겠다"면서 "택배사는 지금 당장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 작업을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량분류작업 거부에 나선 첫날 도내에서는 다행히 택배 배송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상 물량이 적은 월요일이 지나고 당장 오늘(8일)부터 쏟아지는 물량에 배송 대란을 피할 수 없을 것 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CJ와 같이 어느 정도 분류시스템이 구축된 업체의 경우도 타사들의 물량이 몰릴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월요일 물량이 평소 10%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물량이 쏟아지는 화요일부터 당장 고비가 될 것”이라며 “빠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택배기사들의 물량분류작업 거부가 계속될 경우 배송지연 등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