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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찬조금, 이제는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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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찬조금, 이제는 사라져야
  • 소장환
  • 승인 2006.04.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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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학교에 맡긴 부모들은 자식이 본의 아닌 ‘볼모’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선 학교에서 해마다 치러지는 많은 행사 때문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식행사 이외에도 관행으로 남아 있는 각종 비공식 행사들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사례가 최근 전주교대 전주부설초에서 벌어졌던 불법찬조금 모금시도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의 추락을 자초하는 불법찬조금을 모금하려 했던 배경에는 ‘전국교대부설초연합(전부련) 교감회의’와 ‘전부련 호남권 세미나’가 자리 잡고 있다.

공식단체가 아닌 임의단체를 위한 이 두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자 하는 욕심이 결국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찬조금 모금으로 이어졌고, 결국에는 학내 갈등, 학부모 사이의 갈등만 불러왔다.

전부련 교감회의의 개최 취지는 너무도 좋다. 전국 17개 교대부설초 교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에 대한 토론도 하는 자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 행사를 위해 학부모를 동원해 관계자들을 에스코트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대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게다가 이 학교는 전부련 교감회의를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 동안이나 해야할만한 프로그램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 도대체 모여서 2박3일 동안이나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더욱이 전국의 17개 부설초 교감선생님들이 출장까지 나와서 왜 그래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러한 물의의 배경에는 학교 측의 잘못된 관행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치맛바람’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해당 학교의 한 교사는 불법찬조금이 결코 아니라는 항변의 주장으로 ‘학교는 행사를 안내하기만 했는데, 학부모들이 알아서 다 했다’는 것이다.

관행상 찬조금 모금을 알면서 행사를 안내했던 학교 측의 불순한 의도도 나쁘지만 이 교사의 말처럼 일부 ‘돈 있는’ 학부모들의 행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교사가 취재과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했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전주시내 다른 학교들도 다달이 3만원씩 걷는다는데, 알아보면 다 아는데….”

나라에서는 이미 학교발전기금이라는 합법적인 공식창구를 만들어줬는데도 관련법에서 지출대상을 한정하고 있어 불법찬조금의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이제는 교육현장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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