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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부터 우리 유산 소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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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부터 우리 유산 소중히
  • 전민일보
  • 승인 2021.05.2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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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소방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이 있다. 바로 부처님 오신 날에 대비한 목조 문화재, 특히 전통사찰 화재 예방이다. 문화재청 지정 전국 전통사찰(972개) 대부분이 산림 일원에 위치하고 화재에 취약한 목조건물이란 점은 더욱 각별한 주의를 요구한다. 또한, 사찰 내부 화기 사용이 증가하고 많은 인파가 참배를 위해 운집한다. 연등을 밝히는 봉축 행사까지 진행한다면 전기 소모도 늘어나기 때문에 화재는 물론이고 각종 안전사고 위험성이 증대된다. 이러한 종합적인 상황에 건조한 날씨까지 맞물려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나 산불로 확대하기 쉬운 환경이란 점을 명심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5년 동안 전국의 전통사찰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50건으로 7명의 부상자와 45억 원가량의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화재 원인은 일반 화재에서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부주의가 106건(42.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전기적 요인 67건(26.8%), 원인 미상 50건(20%)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을 필두로 전국 소방관서들은 석가탄신일에 대비한 화재예방대책을 추진한다. 먼저, 18일 18시부터 20일 09시까지 가용소방력의 총력·선제 대응이 가능하도록 특별경계근무를 시행한다. 그리고 전통사찰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해 소화기, 소화전, 소방용수 등 소방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조사한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목조 문화재를 보유한 106개소의 전통사찰은 해당 관할 구역의 소방관서장이 직접 방문하여 화재 예방 안전컨설팅을 시행한다. 이외에도 합동 화재진압훈련부터 여타 예방 순찰 및 캠페인까지 활발하게 벌여서 현장 안전점검에 역량을 모으고 위험요인을 사전에 억제하고자 한다. 

현장 대응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산속으로 소방차량의 빠른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이동식 소방펌프를 준비하는 등 지역별 여건에 맞는 자체 대응 방안을 갖춘다. 그리고 행사 당일 주요 사찰 인근에는 소방력을 전진 배치해서 유사시에 즉각적인 초기 대처가 가능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재 관계자와 시민들의 관심까지 동반되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는 화재예방체계를 완성할 수 있다. 사찰 방문객들은 개인 화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전선을 이용하는 연등은 전문가가 직접 설치하고 관리하며 전기화재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음식 조리 공간에는 K급 소화기를 비치하는 등 기본적이지만, 잊었을 때 치명적인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2008년의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 소실부터 지난 3월의 정읍 내장사 화재까지, 장구한 세월을 버텨온 문화의 총체가 바스러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전소된 마음과 역사만이 남았다. 책임감 있고 성숙한 안전의식과 철저한 예방만이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길이다. 석가탄신일은 불교계에서 가장 큰 종교적 행사임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잠깐의 휴식 시간이 될 수 있다. 위로와 화합의 시간이 우리의 소중한 유산과 함께 안전하게 지나가기를, 부디 하루빨리 일상 회복의 순간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기고문 - 65기 수방 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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