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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훈육과 학대의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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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훈육과 학대의 혼돈
  • 전민일보
  • 승인 2021.05.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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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은 우리에게 아직도 큰 충격이다. 어린 정인이에게 가해준 지속적인 학대와 폭력은 정상적인 사고에서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그 수법 또한 잔혹스러워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민적 공분은 우리사회에 큰 메아리로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켰고, 자녀를 둔 부모들도 다시한번 훈육의 미명하에 행해진 것이 학대가 아닌지 되새기게 만드는 계기도 됐다. 정부와 지자체도 아동학대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나서기도 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매년 증가추세인 상황인데 지난 2018년 1933건이던 신고건수는 2019년 1993건, 그리고 지난해엔 244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아직도 제2의 정인이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아동학대가 지속되고 있다.

법과 제도로 아동학대 자체를 차단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배치와 즉각분리제도 법제화, 보호쉼터 확충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학대현장에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전용차량 도입도 이뤄지고 있다.

아동학대 대응에 있어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분기별로 시스템에서 걸러지는 학대의심아동 가정에 방문횟수를 늘리고 시군과 경찰청, 그리고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보다 촘촘한 협력체계가 구축된다.

정인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미비했던 아동학대에 따른 법과 제도를 보완해주는 계기가 됐지만 완벽한 제도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녀 훈육상의 체벌은 사회적 통념으로 통용되던 시대였다.

거리에서 자녀에 대한 체벌이 이뤄지더라도 ‘아이가 얼마나 말썽을 부렸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우리사회의 아동학대에 대한 온정주의는 지나친 수준이었다. 그러나 잇단 아동학대 사건이 공론화되고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인식이 크게 변했다.

하지만 그 인식의 변화는 전체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이다. 어린 아동은 물론 청소년 자녀에게까지 그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일선 가정에서 잘못된 방식의 사랑과 훈육의 미명하에 행해지는 학대가 여전하게 현실이다.

요즘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인권과 학대 등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은 이것이 학대라는 것은 알고 있기에 정서적 충격과 혼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나의 교육과 체벌이 훈육의 범위를 벗어난 학대가 아닐까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익숙해져야 한다.

아이는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된다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를 우리 모두가 충분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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