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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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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비만
  • 전민일보
  • 승인 2021.05.2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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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확산의 장기화로 각종 사교 모임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조차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면 비대면 일상을 지켜야 하겠으나, 이로 인하여 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진료실 현장에서 토로하는 분들도 많다.

2018년 통계상으로 우리나라 성인 비만인구는 34.6%, 특히 남성은 42.8%로 반절에 육박한다. 진료실에서 유독 많아진 비만에 대한 환자들의 질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흔히 비만을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비만은 식습관 및 운동 부족 이외에도, 연령, 유전, 장내 미생물, 환경 화학물질 및 독소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여 생기게 된다.

또한, 여성들은 폐경기에 일어나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체지방의 분포율과 범위가 변화면서 복부 비만이 있는 체형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비만과 관련된 위험 유전자들은 이미 밝혀져 있는 상태로, 유전적으로 비만한 부모에서 태어난 자녀가 비만하게 될 확률이 높고, 일란성 쌍둥이들이 같이 비만일 확률이 이란성 쌍둥이들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 있다.

이러한 비만을 에너지 불균형(후천식 식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일차성 비만과는 다르게, 이차성 비만으로 정의하며, 구체적으로는 유전 질환, 선천성 질환, 신경내분비계 질환, 정신 질환, 약물 등으로 유발되는 비만을 의미한다.

비율상으로 전체 비만 환자의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그렇게 낮은 확률의 원인만은 아니다.

특히, 음식섭취와 활동량이 적절한데도 불구하고 이유 없이 살이 지속적으로 찐다면 부신피질/갑상선 호르몬의 불균형소견이 있는 경우,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종양이 발생한 경우, 그리고 식욕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에 병변 등을 의심해 봐야 하며, 병원을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통한 진단과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체중 감소를 위한 식사의 방법은 너무나 쉽지만, 너무나 어렵다. 핵심은 단맛과 짠맛을 피하고 여유 있는 식사를 하라는 것이다.

단순 당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고, 빠르게 떨어지는데, 혈당이 떨어지면 공복감을 느껴 폭식으로 이어진다. 익히 알고 있는 간식류들을 멀리하라는 이유이다. 짠 음식은 부종을 유발하여 동기 부여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입맛을 돋구어 과식을 유발한다. 또한 뇌가 포만감을 느끼는데는 음식물 섭취 후 20분 이상이 소요되므로 매 식사 시간을 30분정도를 권장하는데, 살아온 습관이 있고 사는 것도 바쁘니, 설명을 들어도 허탈함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체중감량 및 관리를 위한 유산소 운동은 주당 5회 이상, 30-60분 정도를 권고한다. 근육은 칼로리 소비를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므로 근력 운동도 필요하다. 그러나 정확한 자세, 방법을 모르고 시행하는 근력운동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뿐이다. 헬스장 이용이 가능하다면 트레이너의 도움을,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홈트레이닝의 컨텐츠를 이용하여 올바른 동작과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하도록 권장한다.

방법은 쉬우나 실행이 어렵다. 비만약이 있다는 애기를 들어 약물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처방이야 어렵지 않으나, 약물 치료는 반드시 앞서 설명한 비만의 기본치료(식사와 운동)와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비만의 기본치료가 병행되지 않을시 장기적인 체중 변화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다.

고도 비만으로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힘겨운 일상이라면, 수술적인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비만에 대한 수술적 치료는 그 적응증이 분명히 있다. 비만의 해결을 위해 식사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를 하는 것처럼 수술적인 방법도 치료적 수단의 하나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계속 강조해온 사실이지만, 말하지 않으면 인지하지 못하는 중요한 사실은, 비만이 단순히 몸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몸이 지니고 있는 질병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비만한 사람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에 비하여, 성인병을 포함한 여러가지 질환들이 동반될 위험이 증가한다. 즉, 비만하면 대사적 이상이 없어도 비만 그 자체로 인해 합병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비만은 장애발생률, 사망률을 유의하게 높이며 삶의 질까지도 저하시킨다. 다행스러운 것은 5~10% 정도의 체중감량만으로도 비만과 관련된 질환, 증상 및 이로 인한 합병증을 임상적으로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병이면서도, 만나기 꺼려지는 의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질환이 아닐까.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가 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릴 필요도 없다.

비만이 관리와 치료의 대상인 질병중의 하나라는 인식의 전환이 생긴다면 비만에 대해서 더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백영하 한국건강관리협회 진료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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