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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과 노무현,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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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과 노무현,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
  • 이민영 기자
  • 승인 2021.05.14 0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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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의 수상록에 관한 단상

박상준 목사(걱정은행 작가)

박상준 목사(걱정은행 작가)
박상준 목사(걱정은행 작가)

전라남북도를 통칭하는 호남(湖南)은 이름 뜻 그대로 호(湖)의 남쪽이란 뜻으로 금강을 기준으로 남쪽 지역을 가리킨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호남은 41년 전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눈물의 시간을 함께 이겨낸 호남지역 사람들이 만들어낸 응집력 있는 동질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지역주의라는 사회병리 현상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긍휼하게 여기는 공동체적 동감(同感)이기도 하다.

5.18 민주화운동은 오늘날 미얀마 쿠데타로 탄압받고 죽어가고 있는 미얀마 국민을 연상시키지만, 하나의 국가에서 특정 지역만 봉쇄하여 고립시키고 진실을 왜곡시킨 면에서는 미얀마 군부보다 더 잔혹하였다. 그래서인지 고통의 신음 소리마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침묵을 강요당했던 호남의 시대정신은 언제나 진정성과 공정함 위에 서 있다.

지난 1990년, 호남과 비호남이라는 지역주의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든 3당 합당에 호남 사람들이 낙심했던 것은 그들이 응당 받았어야 할 위로와 보호를 받지 못하고 또 다시 버려지는 것에 대한 분노와 상실감이었다. 당시 통일민주당 소속이던 노무현 의원이 손을 들고 반대 토론을 하자며 외치던 장면에서 지역을 초월한 진정성과 공정함의 시대정신이 공유되며 수많은 호남 사람들이 심리적 해방감을 느꼈던 것을 되새겨보면 진정성과 공정함의 시대정신은 초월적 가치를 그 안에 담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필자는 노무현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을 이어갔던 참여정부 인물 중 정세균 전 총리의 대선 행보를 주목하여 보게 된다. 전북 진안군의 입지전적 인물인 정 전 총리는 진정성 있게 호남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던 부산출신 노무현 후보가 2003년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 초기 지지율이 3%도 되지 않던 노무현과 함께 했던 것은 그가 이어가려 했던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에 정 전 총리가 온몸으로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정 전 총리를 주목하여 보는 것은 기업인 출신인 정 전 총리가 민생경제를 회복시켜서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는 검증된 국정운영 능력을 지니고 있어서도 아니고, 서울 종로를 포함한 6선 국회의원이며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경륜으로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적 갈등을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도 아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실력과 품격보다도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을 소란스럽지 않게 묵묵히 이어가고 있는 그의 올바른 방향성이 마음에 와 닿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는 김대중 선생의 발탁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통합과 상생의 길을 걸었지만 정치 생명을 걸고 싸워야 할 때는 5.18 민주화운동의 시대정신을 되새기며 한결같은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 출간된 정 전 총리의 ‘수상록’에서는 그의 진정성과 공정함 외에도 국민통합과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지향적인 정 전 총리의 시대정신에 대해 알 수 있는 다양한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그가 태어나고 자란 전라북도 진안군은 금도끼 은도끼, 은혜 갚은 까치와 같은 오래 된 설화들이 전승된 지역 중의 하나로 대자연이 있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산촌인데, ‘수상록’을 읽다보면 산새가 험한 산촌에서 형편이 어려워 나뭇짐을 지던 산골소년이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정 전 총리의 웃음도 단지 타고난 순수함과 긍정성이 아닌 오랜 눈물의 시간을 참아내며 둥글게 다듬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는 2022년 대선은 정 전 총리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그의 마지막 도전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아픔을 함께 경험한 호남 사람들의 오랜 눈물을 닦아주며, 더 나아가 수많은 국민들을 그가 가지고 있는 정의롭고 올바른 가치들로 훈훈하게 통합시키는 새로운 시대의 희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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