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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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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 전민일보
  • 승인 2021.05.1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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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이 트고 연초록이 피어나는가 했더니 진초록으로 옷 색깔을 갈아입는 계절, 5월이 되었습니다.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시부모 그리고 7남매 맏이였던 아버지와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었던 어머니, 없는 살림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8남매를 낳아 남혼여가 다 보내고 나서 평안하신가 하던 시절 5월에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막내아들이 관(官)에 임명되어 일선에 나가 백성들과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눌 즈음 당신은 갑자기 찾아 든 ‘마음이 지워지는 병’으로 입을 다무신 후 속에 있는 당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을 해 본 적 없이 홀연히 이별을 고했습니다.

언제 불러 보아도 가슴 먹먹한 단어 ‘어머니’, 또다시 5월이 되니 가슴 저 밑바닥에 가둬두었던 당신의 이름을 다시금 불러 봅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막내라서 유난히 챙겨주셨던 어머니였습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와 당신이 이고 있던 푸른 머리가 그간 잡초로 우거져 자식들이 불가피 새 모발을 심어 들였는데 맘에 드십니까?

요즘 이승에는 이러 저런 일로 어수선합니다. 거기 하늘나라에는 별고 없으시죠? 혹시 땅값은 많이 오르지 않았나요? 그동안 곪았던 것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아는 사실을 기반으로 땅 좀 산 것이 사달이 나 거친 바람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모범을 보여 할 위치의 사람들은 뒷거래하면서 자기이름으로 땅을 산 것이 큰 화근이 된 것이죠. 어찌 그것이 죄가 되지 않겠습니까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인데 앞으로 말단 9품까지 재산 신고를 다해야 할 판이니 여기저기에서 우리가 무슨 죄냐며 아우성입니다.

여기에 작년 이른 봄부터 창궐하던 중국발 역병은 해를 넘겨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그 기세가 아직도 꺽일 줄 모르고 날뛰고 있어 심히 걱정이 됩니다.

어머니 계신 곳은 이런 역병은 없겠지요? 이러니 당신의 손주와 손주 며느리조차도 제대로 상면을 못하는 시국이 되었답니다.

가계마다 손님이 끊겨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그나마 다니던 일자리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동안 임금의 하소연에 잘 호응하던 백성들도 이제는 지쳤음인지 자주 마실에 나서고 있어 심히 걱정됩니다.

기다리는 백신은 아직 제 몸에 들어오지 않고 바다 건너에 있으니 올 연말까지 천신이 될지 오도카니 순번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네요.

이 와중에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지난 조선조에 최악의 행태로 보였던 동인, 서인, 노론, 소론으로 나뉘어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일삼고 백성은 안중에 없으며 오직 자신들의 상에 큰 감을 놓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있으니 가관입니다.

이러니 백성들은 이들을 믿고 붓 도장을 찍어 준 백성들의 손이 부끄럽다고 한마디씩 하고 있습니다. 위정자들이 부끄러워 할 일을 백성들이 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어머니! 세월이 흘러 이런 꼴 저런 꼴 보지 않고 하늘나라에 계시니 그래도 맘이라도 편하게 사소서. 막내는 매봉과 신선대가 보이는 자리, 고부에 터를 잡고 당신의 막내며느리, 손주들과 큰 걱정 없이 살고 있으며 땅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막내가 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살아 실제 다하지 못한 효도를 이제라도 후회하고 채잡는 저를 용서하시고 아버지와 함께 당신이 생전에 정들었던 서당봉에서 이승에서처럼 다정다감하게 대화 나누시며 살아가시길 빕니다.

이천이십일년 오월에 경덕재(經德齋)에서 막내아들이 올립니다.

김철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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