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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가상화폐 열풍 속에 중독·정신건강이상 호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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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가상화폐 열풍 속에 중독·정신건강이상 호소 늘어
  • 정석현 기자
  • 승인 2021.04.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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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모(50)씨는 며칠째 잠을 설치고 있는 중이다.

가지고 있던 여윳돈 1000만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지만 최근 일주일새 50%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달 월급 가까이 손해가 나자 이씨는 화를 내는 일이 잦아지고 감정의 기복도 심해졌다. 얼마 전에는 가상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사례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고 더욱 상심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씨는 “회사 동료 대다수가 적게는 몇 십 만원부터 많게는 천만원단위까지 가상화폐에 투자할 만큼 그야말로 열풍이 불고 있다”면서 “요즘은 사무실 내에서 맥이 풀려있으면 가상화폐 때문이라고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불황속에 또 다시 가상화폐 열풍이 일면서 도내에서도 관련 중독증상이나 정신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실제 정신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도박관련 상담기관에 문을 두드리는 시민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가 다시 열풍을 일으킨 시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중독증상이나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시민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3일 전북도박문제센터에 따르면 과거 도내 도박관련 상담기관에는 스포츠토토나 인터넷도박 등에 대한 도박관련 문의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 1~2달 사이 가상화폐와 관련한 상담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급등락 폭이 크고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가상화폐 시장의 특성상 투자자들이 ‘환희’화 ‘절규’ 사이를 오고 가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등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센터에 문을 두드리는 대다수 상담자들은 이미 금전적 손실이 큰 상태로 아쉬움이나 불안감을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을 가상화폐에 투자해 손실은 입거나 자영업자의 경우 운영자금이나 보증금 등 무리한 투자로 낭패를 본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젊은 층인 대학생들까지 너도나도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6)씨는 “비록 소액이지만 지난주부터 친구들을 따라 투자를 시작했다”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이 큰돈을 쉽게 벌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도박문제센터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경우 도박과 그 본질은 같다. 다만 합법적이라는 이유로 문제의식이 낮지만 그 위험성은 더욱 커 보인다”면서 “특히 투자금 회복을 위한 본전심리가 작용, 더욱 과도한 투자로 이어질 경우 결국 대출 등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24시간 시장에만 매달리는 등 조금이라도 문제의식이 느껴진다면 즉시 센터 등 상담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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