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시행 2년째를 맞고 있는 전주시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썩은 과일이 공급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품질관리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쌀과 잡곡 등 곡식 위주의 품목구성으로 임산부들 사이에서 ‘담을 게 없다’는 불만도 지속되고 있다. 

전주시민 백 모씨는 최근 전주시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통해 받은 한라봉 박스를 열어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안으로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부분이 검게 변색된 곪은 상태로 먹을 수 있는 품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백 씨는 이전에 공급받은 상품들도 신선도가 떨어져 전주시에 여러 차례 항의를 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 씨는 지난 달 31일 전주시청 자유게시판에 사진과 관련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담당부서에서는 이 같은 사실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시민  B씨가 자유게시판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악취가 진동하는 포도를 받은 사례도 있다. B씨가 게재한 사진상 포도의 일부는 아예 포장이 없고 알이 다 떨어진 상태였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전국 사업이며, 도내지역은 올해부터 도내 14개 전 시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임산부가 1년간 9만6000원을 자부담하면 최대 48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온라인몰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특성상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고, 지역 내 공급업체와 친환경농가도 제한적이어서 타 시도의 농산물도 공급되고 있다.
 

백씨의 사례처럼 한라봉은 타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로 배송과 공급업체의 보관과정 등에서 과일의 품질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친환경농산물의 생명인 품질관리는 전적으로 공급업체의 몫으로 전주시 등 행정의 지도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꾸러미 공급업체에서 품질관리를 통해 상태가 나쁜 상품은 걸러내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임산부들의 수요를 충족할 상품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국적으로 품목의 다양화 필요성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의 경우 시행초기에는 친환경농산물 농가와 품목이 많지 않다보니 쌀과 잡곡 등 곡물위주로 구성했으나 올해의 경우 73개 품목으로 확대해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임산부들이 선호하는 과실류 등은 수량이 제한적이어서 조기에 소진된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임산부 꾸러미에 담을 상품이 없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매주 화·목 등 2일간만 배송되면서 꾸러미 보관과정에서 과실류의 경우 품질어 떨어질 수 있어 품질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과일 등은 국내 기후상 친환경인증을 받기 쉽지 않은 탓인지 그 수량이 많지 않다”면서 “품목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불만은 전국적인 상황으로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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