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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택이어(竭澤而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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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택이어(竭澤而漁)
  • 전민일보
  • 승인 2021.02.2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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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시국이 쓰나미처럼 온 나라를 휩쓸었다. K방역을 자랑하던 우리는 누적 확진자 8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또한 1천4백여 명이 발생하였다.

코로나 백신접종이 2월말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다행스런 일이지만 9월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방역대가 동절기 전에 형성될지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 와중에 정국은 21대 총선이후 다수당을 차지한 여당이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숫적 우세를 앞세워 입법독주라는 비난받고 있으면서 패스트랙 정국에 이어 부동산 3법, 공수처법 개정 등 1년내내 여의도 정가를 달구었다.

또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구도는 정부가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을 던졌고 코로나로 그나마 힘들었던 국민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큰 요인이 되었다.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는 악습이 재현되는 기분이다. 엊그제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으로 순간의 모면이 어떤 파장을 낳는지 보여 주었다.

중요한 것은 백성이 원하는 것도, 목표나 목적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그 과정과 절차가 위법하거나 우선 적당히 넘어가려는 속임수를 쓰는 등 정당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또 다른 논쟁을 불러온다.

중국 진(晉)나라 문공(文公)이 성복이라는 곳에서 초나라와 일대 접전을 하게 되는데 초나라 병사의 수가 워낙 많고 병력 또한 막강해서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문공은 어찌해야할지 호언에게 물으니 “싸움에 능한 자는 속임수 쓰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니 속임수를 써 보십시오” 답 하였다.

이에 문공은 다시 옹계에 물으니 “고기를 잡기 위해 연못을 말리면 훗날에 잡을 물고기가 없게 될 것이고 짐승을 잡기위해 산을 불태우면 뒷날에 잡을 짐승이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속임수를 써서 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영원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라고 답하였다.

옹계의 비유는 곧 순간을 모면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는 것은 바로 화를 초래한다고 본 것이다.

중국고사 ‘여씨춘추’에서 나오는 말로 갈택이어 개불획득 이명년무어(竭澤而漁豈不獲得而明年無魚). 즉 ‘연못을 말리어 고기를 잡으면 못잡을 리 없지만 훗날에 물고기가 없게 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서서히 선거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추문으로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비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가 그 전초전으로 보인다.

여야가 링 위에 오를 선수들을 지금 선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야 할 것 없이 입이 거칠어지고 가짜뉴스가 생성되고 조직원을 동원해서 상대후보 흠집 내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의 목적이 뒤 바뀐 것 같다. 여야 모두 중요한 것은 이번선거의 승리보다는 시민들에게 다시는 상처를 주지 않고 주민을 위한 시정을 잘 운영할 후보자를 내보내는 것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당선이 목표가 된 형국이다.

눈앞의 사소한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장래에 큰 화를 자초하고 거짓을 덮으려다 오히려 보다 중요한 것을 놓치는 일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1년 앞으로 다가 온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선거에서도 국민들을 속이고 우선 당선에 목표를 둔다면 갈택이어(竭澤而漁)의 우를 범할 수 있기에 미래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선명한 정책과 깨끗한 선거를 기대해 본다.

정당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 또한 어느 정당, 어느 후보가 나라와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 잘 구별할 줄 아는 국민들의 혜안도 필요하다.

김철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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