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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는 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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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는 오고 있는가
  • 전민일보
  • 승인 2021.01.12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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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조바이든의 수락연설을 들으면서 세상이 정상화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라도 트럼프로 상징되는 비정상적인 미국정치와 국제정치가 정상으로 되돌려지는 게 다행으로 생각되었다.

거기에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개발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니 세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잠시였다. 갈수록 정상화에 대한 기대는 신기루라는 생각이 커졌다. 미국정치만 하더라도 바이든은 아직 반쪽 지도자로 보인다.

트럼프 정치의 한 축이었던 인종차별적이고 이민유입에 반대하는 배타적 정서는 계속 미국을 포함한 서구사회의 일정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도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바로 미국의 전세계적 리더십이 회복되지는 않을 거고 국제협력보다 각자 도생하려는 각국의 태도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생각해봐도 백신이 일년도 못되어 개발된 것은 놀라운 일이나, 개발된 백신들이 일 년 안에 감염병 사태를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감염병으로 촉발되었지만 사실 2008년에 시작된 글로벌금융위기보다 더 큰 경제위기다.

글로벌금융위기가 십년이 지났지만 그 여파로 유럽경제가 최근까지도 침체를 보이고 불안정한 상황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큰 세계경제위기가 발생했으니 그 여파는 십년이상 갈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은 꼭 이런 이유들 때문이 아니다.

필자가 원래 생각했던 의미의 정상화는 단지 늦어지는 게 아니고 앞으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큰 사태가 일어난 뒤 변화된 상황을 지칭하면서 사람들이 신정상(New Normal)이란 말을 쓰는 경우들이 있어왔다.

예를 들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에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을 지칭할 때 「뉴노멀」이란 말이 쓰였다.

경제분야에 국한해서 얘기하자면 신정상 보다 변화의 의미가 더 강한 말은 신경제(New Economy) 다.

나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이 단어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겠지만 필자의 기억 속에는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초에 있었던 새천년거품 곧 닷컴버블시기에 유행했던 용어다.

당시 정보통신산업 관련 주가가 수익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현상을 주가분석자들이 정당화하면서 미증유의 기술발전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때문에 새로운 경제에는 전통적인 경제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삼년이 지나지 않아 거품은 꺼졌고, 수익대비 주가는 통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왔다.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신경제」에 살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했던 때가 여러번 있었다. 이들의 생각이 어느 경우에 옳았고 어느 경우에 틀렸을까.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지속되지 않을 현상에 대한 피상적인 관찰을 한 경우는 틀렸다고 본다.

반면에 뭔가 자기 세대를 뛰어넘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감지한 경우는 옳았다고 본다.

이를테면 산업혁명기에 살았던 사람이 신경제를 말했다면 옳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성장률이 한동안 낮아진다든지 세계경제위기를 겪었다든지 하는 이유로 신경제가 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신경제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세계화의 진행와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에 있다.

세계화는 무역과 이민을 넘어 문화동조화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처리능력 곧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한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뜻하는 이른바 4차산업혁명도 지식경제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의 일부로 봐야할 것이다.

온 세계가 대유행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유행병 자체는 올해말쯤이면 진정세로 돌아설 것이다.

비정상적 지도자의 퇴장으로 미국정치가 전환점을 맞이했듯이 이전투구의 한국정치도 가닥을 잡아가길 기대해본다. 소용 돌이 속에서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생성시키는 사회변혁을 이끌어 갈 정신적 방향타가 절실히 필요하다.

채수찬 경제학자,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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