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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없는 천사' 올해에도 왔다...21년째 선행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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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없는 천사' 올해에도 왔다...21년째 선행 이어져
  • 김영무 기자
  • 승인 2020.12.2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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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000만원 기탁…21년째 22차례 총 7억3863만3150원
"코로나19 이겨내실 거라 믿는다”란 메시지도 전달

 

 

 

29일 오전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기부금
29일 오전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과 희망메시지.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시 노송동에 "얼굴 없는 천사"가 다녀갔다.

29일 오전 11시24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직원에게 “주민센터 주변 삼마교회 뒤편에 성금을 두고 갔으니 확인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은 곧바로 현장에 갔고,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노송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전화를 받는 순간 ‘얼굴 없는 천사’가 왔음을 직감했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라고 적힌 메시지도 있었다.

편지에는 “지난해 저로 인한 소동이 일어나 죄송합니다”는 문구도 있었다.

실제 지난해 12월30일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이 충남 논산과 유성에 사는 30대 2명에 의해 도난을 당해 전국적인 이슈가 됐었다.

올해는 코로나19란 어려운 한 해였음에도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날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은 지난해 보다 1000정도를 더한 총 7012만8980원이다. 

기부금은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현금이나 쌀, 연탄, 난방주유권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0년 4월에 시작됐다. 당시 중노2동사무소를 찾은 '천사'는 한 초등학생의 손을 빌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이듬해 12월 26일에는 74만원의 성금이 익명으로 전달됐고, 2002년엔 5월5일 어린이날과 12월 두 차례나 저금통이 건네졌다. 액수도 커져, 지난 2009년에는 무려 8000여만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그가 올해까지 21년간 22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만 총 7억3863만3150원에 달한다.

시는 그 동안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577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해왔으며, 노송동 저소득가정 초·중·고교 자녀 20명에게는 장학금도 수여했다.

정문구 노송동주민자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였고, 특히 지난해 성금 도난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음에도 천사님이 다시 찾아주셨다. 감사하다”면서 “감사한 선물을 주신 만큼, 힘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우기도 했다. 주민들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 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다.
/김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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