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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사색과 삶에 대한 인생론적 사유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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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사색과 삶에 대한 인생론적 사유 형상화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0.12.19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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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명시인 세 번째 시집 '바람 한 점 손에 쥐고'

한 세상/ 낙타가 가는 길은 짐 벗을 날이 없었다/ 등이 무거워도/ 고개를 들도 앞만 보고 걸었다/ 갈라진 발바닥을/ 절뚝거리며 가도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 길없는 길/ 얼마나 저 뜨거운 사막을 지나야/오아시스 보일까/ 삶이란/ 알 수 없는 모래판에/ 발자국 찍는 일/ 오늘도/ 낙타는 신기루에 꿈을 싣고 사막을 간다            -길-

류인명 시인

류인명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발표한 지 6년만에 세 번째 시집‘바람 한 점 손에 쥐고’를 세상에 내놓았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내면서 ‘글쓰기란 제가 지핀 불에 스스로 몸을 태우는 다비’라 했던 어느 시인의 말을 되새겼다. 그만큼 이번 시집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기까지 불면의 밤은 참 길고도 멀었다.

시인은 시를 쓰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오래도록 세상에 남아 어두운 밤 별이 되어 반짝이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이 길을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설익은 자신의 언어의 파편들이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고 말았으니 세상에 소음이 될까 두렵다고 말한다.

시인은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말을 잘 부릴 줄 몰라 여지껏 울림 있는 시 한 편 쓰지 못한 채 해가 저물고 말았으니 아쉬움만 남는다고 덧붙인다.

이번 시집‘바람 한 점 손에 쥐고’는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사색과 삶에 대한 인생론적 사유를 집중적으로 형상화 하고 있다.

인간과 인생에 대한 본질적인 명상을 다루고 있는 이 시집은 미래의 삶을 위한 이정표에 방점이 놓인다기 보다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정리하고 나아가 집약하려는 의도를 보인다.

시인은 늘그막에 이르러 자신의 과거 체험과 이력과 기억을 시의 질료로 삼아 존재의 비밀과 인생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자세를 보인다. 특히 지나온 삶의 갈피를 뒤적여 삶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의지를 피력한다.

이러한 성찰과 명상을 작시하는 작업에는 후회와 반성의 태도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삶의 편린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고 위약한 자아에게 조촐한 위안이 되었던 사건이나 상황을 추억이라는 흐뭇한 정서로 직조하기도 한다. 

특히 이 시집은 시인의 생 체험의 내밀한 부분을 드러내어 고백하는 어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양병호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는 “류 시인은 과거 삶의 무명에 대한 천착을 통해 진여를 추구하는 시세계를 의도하도 있다. 이러한 점은 그의 상상력이 불교의 사유체계에 크게 힘입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그는 작시행위를 통해 자아의 존재론적 내면 성찰과 삶에 대한 인생론적 탐구를 목표로 한다”고 평했다.

김영 김제예총회장은 “류 시인의 작품에는 다독여서 발효시킨 고차원의 시간이 깃들어 산다.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을 토대로 시인 고유의 아날로지가 힘을 발휘했다”면서 “존재론적인 허무조차 맑게 걸러낸 정갈함을 기저로 해 엄정한 균제미와 따뜻한 포용력으로 구축한 시인만의 세계가 향기롭다”고 말했다.

김남곤 전 전북예총 회장은 “류 시인의 시는 마치 흠집 없는 긴 저울대 하나를 마주한 기분이다. 그 느낌은 두려움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으며 촘촘히 박힌 눈금이 서릿발 같았다“면서 ”단아함이 묻어나고 군더더기가 없이 매끈한 류 시인의 시는 요사스럽다거나 언어 유희같은 구사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안 출생 류인명 시인은 지난 1998년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정년퇴임했다.

2006년 ‘한국 시’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는 ‘바람의 길’, ‘둥지에 부는 바람’ 등이 있다.

대통령 근정포상, 온글문학상, 대한문학 대상, 제19회 경찰문화대전 입상했고 현재 전북문협, 전북시인협회, 표현문학, 온글문학, 미당문학, 석정문학, 부안문학 등에서 활발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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