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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존재했던 삶에 대한 이야기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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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존재했던 삶에 대한 이야기 담아냈다
  • 이재봉 기자
  • 승인 2020.11.30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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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3기 입주작가 강철 성과보고전
오는 4일까지 '이야기 되지 못한 이야기'전시회 펼쳐져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 레지던스 3기 입주작가 강철의 ‘이야기 되지 못한 이야기’전시가 오는 4일까지 펼쳐진다.

강철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조소를 전공했으며 올해 전북문화관광재단 창작공간 지원사업으로 이뤄지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3기 입주작가로 선정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3년간 작업해온 ‘허복연 할머니 글씨’작품과 이 작품으로부터 파생된 ‘Ground zero’시리즈, ‘사라졌고 사라지는’시리즈, ‘딸 가진 여자는 싱크대 손잡이를 잡고 죽는다’, ‘손톱으로 쓰는 편지’ 작품을 선보인다.

‘허복연 할머니 글씨’를 함께 작업한 허복연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과 한국의 고도성장기를 경험한 전북 출신의 평범한 여성이다.

작가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공적 역사로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는 것은 ‘사라졌고 사라지는1’의 작품이나 ‘Ground Zero1’의 작품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사라졌고 사라지는1’의 작품은 허복연 할머니가 한국 전쟁 당시 우리를 지켜준다고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고 피신하다가 겪은 이야기들을 작가가 은유적으로 그려낸 그림이다. ‘Ground Zero1’의 작품은 허복연 할머니가 미군을 피해 피난 가다가 미군들이 오폭으로 인해 발발하게 된 익산역(폭격지점)의 폭격을 목격하게 된 장면을 작가가 그림으로 그려내어 그 당시의 참사자들을 추모하면서도 그 상황을 고발하고자 한 그림이다. 

전시 타이틀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을 듣고 답하고 기억하는 존재가 없어 결국은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 이야기라는 의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분명히 존재했던 삶에 대해 듣고 답하고 기억하여 관객에게 전해 이야기로 남기고자 한다.

조관용 미술평론가는 “강철의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전은 시각적으로 시선을 자극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의 전시는 언뜻 보면 페미니즘으로 여겨질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들과 투명한 필름 위에 글씨를 새겨 놓고 일렬로 배열하여 놓은 글들을 통해 식상함과 단조로움을 느낄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그의 작업들은 한 걸음 다가서서 천천히 음미하면 가슴 한편에 아릿함을 주어 전시를 다 보고 난 즈음에는 어느새 눈가에 눈물방울을 고이게 할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조 미술평론가는 이어 “그가 ‘이야기가 되지 못한 이야기’전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고자 하는 이야기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주장하는 담론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가 건네는 이야기는 할머니로부터 손녀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계승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여성들의 차별적인 시선에 관한 이야기이다.”면서 어찌 보면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행하는 그 모든 폭력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 여성들의 시각을 왜곡하거나 또는 무시함으로써 일어나는 행위들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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