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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위엄과 책무보다, 그들만의 이익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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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위엄과 책무보다, 그들만의 이익을 택했다
  • 전민일보
  • 승인 2020.09.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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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공격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지난 달 21일부터 집단휴진과 총파업 등으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해 원점 재검토의 성과(?)를 거둔 점은 효과적인 공격 전략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한 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던 약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다. 의료파업 속에서 응급환자가 제때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광화문 집회 등 수도권발 전국 확산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엄중한 위기 상황 속이었다.

정부는 물론 보건의료노조와 간호사들도 현장 복귀를 그토록 호소했지만,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사직서 제출의 배수진을 쳤고, 의대교수들도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이처럼 의사들이 똘똘 뭉친 적이 있었는가. 곱씹을 정도로 치밀함과 냉정함을 보여줬다.

여야는 3일 의료계 반발과 관련한 논의를 위한 특위구성에 합의했다. 의협 등 의료계도 7일까지 단일안을 놓고 정부와 정치권과 협의에 나설 것이지만, 합의안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예정된 집단휴진 등 총파업 계획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공공의대 등 4대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이끌어낸 의협 등 의료계는 승자의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했다. 정부 정책이 특정단체의 집단적인 물리적 반발에 힘없이 물러서는 모습에 씁쓸함 마저도 느껴진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그들의 투쟁이 계속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다. 이래서야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등 의료개혁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감만 더 커질 뿐이다.

국민 55.2%가 의사 파업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그들은 국가고시 거부와 사직서 제출 등의 강한 결기만 보일 뿐이었다. 그동안 의약분업과 원격의료, 의대정원 확충 등에 의협은 계속 반대해왔다.

의약분업이 그들이 당시에 그토록 반대했던 부작용 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것이 현재 확인되고 있다. 그 어떤 조직도 정원을 확충해준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수요는 제한적인데 공급이 늘어나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밥그릇 논리가 작용했다.

국민들은 의협이 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의료수가 개선 등 구조적 문제 해결로 공공의료 측면을 커버할 수 있다고 한다.

국민의 시각은 국민의 의료서비스와 공공의료를 확충해 의료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데 그들은 왜 반대할까 이다. 그들은 오로지 시장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 의사들에게 상징적인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이제 국민들에게 아무런 상징성과 신뢰성조차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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