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3 22:07 (화)
살다보면
상태바
살다보면
  • 전민일보
  • 승인 2020.08.12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노라면 나이는 들어가고, 나이가 들면 총기는 떨어진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기억력은 자꾸 줄어들기 마련이다.

오전까지 멀쩡하게 기억하던 오후의 약속을 막상 그 시각이 되면 까맣게 잊어먹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이런 현상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예사롭지 않게 여기는 이도 있다.

기억보다 더 믿을 만한 것은 메모다. 달력이나 메모지에 꼼꼼히 잘 기록해 두면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더 안심할 수 있다.

그래서 메모가 천재를 만든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천재라고 불렸던 인물들은 대부분 습관적으로 메모를 잘 했던 사람들이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모자 속에 늘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갑자기 생각이 떠오르거나 남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로 기록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 습관이 있었기에 위대한 대통령이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음악가 슈베르트는 악상이 떠오를 때마다 식당의 식권이나, 입고 있던 옷 등 손에 잡히는 대로 가리지 않고 메모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유명한 곡을 많이 남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메모습관을 가지려면 링컨처럼 종이와 연필을 항상 준비하고 다녀야 좋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은 3천2백여 권의 메모노트를 남겼고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5천장의 메모를 남겼으며, 과학자 뉴턴은 4천 장의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메모광들인가?

메모에 의존한 사람들 중에는 정치가와 음악가, 발명가, 과학자, 화가,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문학을 하는 시인이나 수필가들도 결코 이들에게 뒤지지 않을 줄 안다. 때와 곳에 구애받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바로 메모해 두어야 좋은 작품을 빚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생각은 시간과 장소를 가려서 꼭 필요할 때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새로운 생각은 순간적으로 찾아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금세 도망가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 생각들이 도망가기 전에 기록해 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들었던 것의 90%를 한 시간 이내에 잊어버린다지 않던가?

그러니 누구나 생각이 떠오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질 일이다. 천재가 되려 하기보다는 메모를 잘 하는 사람이 훨씬 지혜로운 사람이려니 싶다.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지만 메모하는 것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여유가 있을 때 돈을 은행에 저축한 뒤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듯, 생각도 메모통장에 저축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활용하면 얼마나 유용하겠는가?

살다보니 또 이런 인생철학 하나를 깨닫게 되었다. 역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김학 수필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신천지예수교 전주교회-전북혈액원, 생명나눔업무 협약식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맥주집창업 프랜차이즈 '치마이생', 체인점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