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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쪼꼬미 여자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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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쪼꼬미 여자소방관
  • 전민일보
  • 승인 2020.06.25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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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소방에 입문한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체격이 작고, 여리여리해서 불 끌 수 있겠어?’ 내가 소방관이 되고 난 후에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다. 그렇다. 우리가 하는 일은 체력이 기본바탕이 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는 비번날이면 헬스장을 다니며 체력을 키웠다. 하지만 남자 소방관에 비해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신입 소방관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출동을 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나의 임무는 현장에 투입하여 화재진압을 하는 화재진압요원이었다.

30kg이 되는 공기호흡기를 매고 방화복에 안전화를 신고 8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겨우겨우 올라가서 숨을 고르고 있는 찰라 팀장님과 주임님의 분주한 움직임이 눈에 들어 왔다.

그 순간 정신을 차리고 화재진압을 보조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도 무사히 진압을 마쳤지만 그 이후 나는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소방관이 되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내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존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러던 중 팀장님의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움직였다.

‘박반장, 펌프차 운전을 해보는게 어때?’

그때부터 나는 펌프차, 물탱크차를 가리지 않고 운전연습을 하기 시작했고 팀장님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선발 펌프차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다.

차량화재 출동을 해서 현장에 도착해서는 도로를 막고 부서를 한적도 있었고, 요양병원에 출동해서는 현관 캐노피를 생각하지 않고 전진해서 펌프차 윗부분에 부딪힐 뻔한 적도 있었다.

그때마다 팀장님께서는 따끔한 충고와 함께 따뜻한 조언을 해주셨고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 사고없이 무사히 소방차 운전을 하고 있다.

그렇게 소방차 운전을 한지 8년차... 이제는 소방차를 운전하는 것이 소방관으로써 나의 일상이 되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무시무시한 불길 속에 구조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면 그를 구조하기 위해 화마 속으로 들어간다. 재난이 발생하면 무엇을 하던 중이라도 달려가야 한다. 사람을 구하는 일, 생명을 구하는 일, 화염에 맞써 싸우는 일을 하는 것이 소방관이라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나는 화재현장에 직접 투입하여 화마에 맞써 싸우는 화재진압요원은 아니지만 그들이 현장에서 불과 맞써 싸울수 있도록 수원을 확보해주고 그들의 발이 되어 주는 운전요원으로써 인명피해 없이 화재진압을 마치고 돌아오는 귀소길에는 안도감과 함께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기에 오늘도 나는, 나의 짧은 다리를 위해 운전석 의자를 앞으로 당겨놓고, 짧은 나의 팔을 위해 등받이 각도조절을 하며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묵묵히 현장을 향해 달려나갈 준비를 하는 쪼고미 여자 소방관이다

박미연 익산소방서 모현119안전센터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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