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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 백제 유적지 관리의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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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 백제 유적지 관리의 무책임
  • 전민일보
  • 승인 2020.05.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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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2015년 7월 익산을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전북의 대외적인 상황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백제의 찬란한 천년의 역사와 유물이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어서 도민들의 기대도 컸다.

전북도와 익산시 등은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세계적인 유적지로 보존·관리하고, 관광과도 연계시켜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육성할 비전을 제시했었다.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세계유산 등재 자체만으로 대변화를 체감하기는 시간적으로 너무 짧다. 긴 호흡으로 정비하고, 보존·계승하면서 찬란했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유산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본보가 지난 21일 보도한 익산 용기리의 백제무덤 유적지 방치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본보 기자가 현장을 찾은 익산시 낭산면에 위치한 백제굴식돌방무덤 유적지는 무성한 수풀로 뒤덮여 인근 주민조차 유적지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지역민의 관심을 가지거나, 학계의 큰 관심을 가질 희소성이 높은 유적지가 아니어서인지 그야말로 오랜 기간 방치됐다.

해당 유적은 익산 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 중 발견돼 2009년부터 3년간의 발굴작업을 통해 2012년 인근에 이전 복원됐다. 이 곳에서는 청동기시대 집자리와 삼국시대 굴식돌방무덤 2기, 조선시대 움무덤 등 다양한 유구가 조사됐다.

굴식돌방무덤은 백제 왕족이나 귀족과 같은 지배층이 사용했던 무덤으로 도굴되지 않은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이는 백제 사비기의 무덤으로 당시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한 백제 지배층의 무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료로써 의의가 깊다.

그럼에도 방치됐다. 백제역사유적지구세계유산 등재의 주체인 익산시의 해명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관련 부서가 사라지면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해명은 납득할 수 없다.

시스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적지를 관리해야 할 지자체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이 정도의 안일함과 무책임 행정을 지켜봤을 때, 비단 낭산면 유적지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주목받지 못한 유적 등 문화유산이 상당수 방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찬란한 백제 문화유산은 발굴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관리·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많은 자산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아주 작은 자산이라도 더 소중하게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이유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다.

익산시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라는 위상에 걸맞은 문화유산 관리·보존체계를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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