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일본은 우리의 민족의식과 문화를 완전히 없애버리고 민족을 말살하려는 수작을 하였다. 한글을 쓰지 못하고 일본말을 사용하게 강요하였고, 황국 신민의 서사라는 것을 외우게 하여 우리의 성명까지도 일본식으로 고치게 하였다.
1943년 11월에 미국, 영국, 중국의 3국 원수는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어 일본의 영토 문제를 토의하고 카이로 선언을 하였다. 이 선언은 특히 한국을 독립시킬 것을 밝혔다.
1945년 7월의 포츠담 선언은 한국의 독립을 약속한 카이로의 결의안을 재확인하고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였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와 떨어진 원자탄의 위력에 놀란 일본은 포츠담 선언을 받아들였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8.15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우리의 힘으로서가 아니라 조국의 해방을 원하여 지하든 지상이든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조국의 독립을 소원하며 기도 하였던 그 기도를 들어 주신 하나님께서 해방을 선불로 주신 것이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다.
이것은 마치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시키실 때의 하나님의 은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들이 400여년의 노예생활을 하였음에도 민족성이 남아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400여 년 동안 고난과 고통 속에 살아온 백성들을 해방시키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불러 출애급시키겠다고 하신 출애굽굽기 3장의 말씀을 보면 “.....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고 전한다.
해방 63주년을 맞이한 오늘의 현실을 보면 우리 민족에게는 일제 식민지 통치하에서 겪은 서러움이나 한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해방 이후에 우리 민족끼리 6.25전쟁을 치르고 분단된 상황 속에 아직 풀지 못한 통일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수치 뿐 아니라 분단 때문에 국제관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며 살아야 했는지 모른다. 외세에 의한 침입이 있을 때는 독립운동도 하면서 우리끼리는 나름대로 뭉칠 수 있었는데, 우리 민족끼리 분열된 상처는 쉽게 치유되고 아물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아직 남북이 두 쪽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고 있는 지금의 모습으로서는 진정한 해방을 말하기가 어렵다.
일본은 우리에게 식민지 역사관을 심어주었다.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본은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면서 일본의 위안부로 끌려갔던 일 등 우리가 일본의 노예였다는 사실을 감춘 채 우리 민족을 열등한 민족으로 보고 자기들이 보호하고 통치해 주었기 때문에 식민치하에서 이만큼이라도 발전할 수 있었다고 왜곡하고 있다. 이따금 건들어 보는 독도문제, 이어도 문제는 해방 후에 분열된 민족을 업신여기는 결과이다.
효자동교회 백남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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