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도청의 각 실ㆍ국장들이 브리핑 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때아닌 공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는 보도가 듣는 이를 헷갈리게 만든다.
도의 한 간부 공무원이 “신임 지사의 지시사항을 최대한 빨리 보고하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면서 앞으로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체력도 길러야 할 판국이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지금까진 공부도 별로 안하고 체력을 기르지 않으면서도 건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 말이 말단 공무원의 이야기가 아니고 간부 공무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얼만큼 무사안일하게 지내온 것인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전북도가 다른 도에 비해 모든 면에서 낙후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간부 공무원의 이 말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김지사가 현장 행정을 중시하고 발빠른 업무 스타일을 요구하면서 실ㆍ국장들이 국가 예산 확보와 관련 직접 중앙 부처를 방문하거나 지역 정치인을 만나 예산 확보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지시하면서 일단 서울을 자주 가야 하는 부담이 자연스럽게 체력 이야기로 이어진 것 같다.
체력 정도는 이미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체력도 길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하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도 있다. 월드컵에 온 국민이 열광하는 것은 월드컵 16강에 드는 것이 우리나라 국력이 세계 16강에 드는 것이라는 평가 때문에 그럴 것이다.
도정은 도민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자리가 도민을 위한 것이라는 각성을 한다면 생각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수장이 지시하니까 하는 수 없이 따라가 본다는 식의 무사안일한 자세, 이제는 버려야 한다.
전북도의 직원들, 맡은 바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가 무척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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