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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한국 아줌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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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한국 아줌마 입니다"
  • 소장환
  • 승인 2006.07.06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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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인월초 온누리안 주2회 한국어교육 인기

“삐뚤삐뚤 한글은 잘 못써도 이제는 진짜 한국인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 좋아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남원 인월초등학교(교장 서승만) 1학년 교실에서 태국 출신의 배아농씨는 요즘 책상에 엎드려 한글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인월초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사회로 이주해 온 여성(온누리안)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오후 2시부터 2시간씩 한국어 교실을 열고 있다.

여기에는 현재 배아농씨를 비롯해 일본과 태국, 필리핀 출신의 온누리안 여성주부 7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여성들에게 한국어를 지도하고 있는 방춘성 교사는 “온누리안 여성들이 우리 사회에서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제일 시급한 것이 자유로운 한국어 사용”이라고 말했다.

방 교사는 또 “아이를 등에 업고 젖병을 들고 공부하러 온 엄마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다소 늦은감은 들지만 이제부터라도 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체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배아농씨도 “한국생활 10년째지만 한글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커가는 아이들 공부를 도와줄 수 없다는 게 엄마로서 제일 속상하고, 아빠하고만 대화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과 동떨어진 느낌마저 들어 서럽다”고.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한글을 배우겠다”면서 “선생님께 미안하고 너무 고맙다”고 말하는 배아농씨의 볼에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다.

서승만 교장은 “유아기의 언어발달은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 가운데 한 명이라도 한국어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결국 취학아동의 학습능력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피부색이나 사용하는 모국어가 다르긴 해도 모두가 ‘한국인’인 온누리안들이 모인 인월초 교실에서는 다시 한글을 배우기 위한 책 읽는 소리가 교실 가득 또랑또랑하게 퍼졌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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