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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 걸맞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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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 걸맞는 말
  • 김영무 기자
  • 승인 2019.01.23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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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주시는 올 한해 사업 알리기에 한창이다. 각 국별로 핵심 전략과 세부 사업을 망라해 요일별로 기자실에서 설명한다. 방대한 사업을 한정된 지면에 일목요연하게 잘 요약했다. 올해 전주시정이 한 눈에 파악될 정도다. 밤을 꼬박 새운 고생이 고스란히 담긴 게 보인다.  
열심히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고,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아쉬운 대목을 짚어보련다. 
전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고 한다. 반만년 역사와 전통이 잘 보전됐기에 그렇다. 전주시는 이를 자원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 누적관광객 1000만명이라는 한옥마을이 대표적이다. 한옥마을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무엇일까.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기가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 경기전 관람이나 전동성당 둘러보기보다 더 하고 싶어한다. 왜 일까.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대표하는 한옥마을에 왔으니 한복을 입는 건 당연하다. 대표 관광지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되기 때문이다.
말도 그렇다. 사투리는 그 고장의 문화와 역사, 사람들의 심성이 담긴 결정체다. 그 말만 들어도 어디 사람인지 알정도다. 
전주시 문화를 담당하는 부서는 문화관광체육국이다. 문화정책, 관광산업, 전통문화유산, 한옥마을지원 등을 담당한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천년 전주의 전통성을 담보하는 곳이다. 며칠 전 이 국이 올해 중점 추진 업무를 설명했다. 정성스럽게 만든 보도자료가 바탕이었다. 거기에는 '뮤지엄밸리' '컨벤션 뷰로' '서포터즈' 등 어색한 단어들이 곳곳에 보였다. 물론 한국적인 도시라 해서 영어를 쓰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세계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서가 이런 단어를 쓰는 건 한복에 넥타이 같이 참 어색하다. 뮤지엄은 미술관, 밸리는 유역정도로 표기할 수 있다. 서포터즈는 도우미로 바꿔도 무방할 것이다. 컨벤션 뷰로는 관련 부서조차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정도다. 물어보니 컨벤션 운영이 주 업무인 조직을 뜻하는 것이란다. 
한글날 즈음도 아니고, 내용이 중요하지 그깟 몇 단어가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꼬투리 잡기로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아쉬움을 표하는 건 가장 한국적인 것을 담당하는 부서이기에 그렇다. 참 어려운 분야가 문화다. 전주 시민들 절반 가량은 문화 전문가라 자칭할 정도로 말도 많다. 그럼에도 '가장 한국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까지 사업을 잘 추진해왔다고 평하고 싶다. 그렇기에 애정이 더 간다. 미운 자식은 떡 하나 더주고 이쁜 자식은 매 한대 더 때린달까. 옷은 외모를, 말은 내면을 대표한다는 말이 있다. 단어 하나 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까지 가장 한국적인 전주시가 되길 바란다면 무리일까. 스스로도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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