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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네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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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네등급
  • 전민일보
  • 승인 2019.01.09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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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한다고 다 좋은 말 효과를 거두는 말이 아니다. 여기서는 말의 내용과 실행의 차이로 나타나는 효과를 근거로 말의 등급을 나누어 본다.

첫째, 4등급/입술의 말(상투적 엘리베이터용 대화)

“날씨가 좋습니다.”

마음에는 없는 입술로만 하는 말이다. 엘리베이터 안내양이나 큰 식당의 도어맨의 인사와 같은 종류의 말이다. 상대방의 느낌이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내 감정대로 하는 말이므로 상대방에게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 형식적인 말이며, 의무적인 언어이므로 공기만 진동시키고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둘째, 3등급/머리의 말(단순 뉴스성 대화)

“오늘 날씨는 비가 온답니다.”

지식의 말, 정보를 전달하는 언어이다. 이런 말로서는 사람이 변화될 수 없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존경하지 않으며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족하고 어리숙한 사람에게 영향과 변화를 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코미디 중에서도 바보역을 좋아하는 것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모자람을 잘 받아 주는 사람이다.

셋째, 2등급/가슴의 말(감정·느낌을 표현하는 대화)

“창 밖에 비가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니깐 왠지 마음이 우울해져요.”

느낌의 언어이며, 이해하는 말, 공감하는 말이다. 느낌은 생각 이전의 것이다. 느낌은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니다. 느낌에는 윤리성이 없다. 사람들은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때 대개 4가지의 감정을 표현한다. 즉 기쁘다, 슬프다, 화난다, 무섭다 이다. 부부간에 느낌을 표현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항상 중간치도 못 가면서 그렇게 못하던 산수 시험에서 처음으로 90점을 받아 신나서 시험지를 가방에 넣지도 않고 손에 쥐고 휘날리면서 “엄마!”하고 뛰어 들어오는 아들에게 센스 있고, 지혜로운 어머니는 손을 잡아 주고 안아주면서 최고의 칭찬을 해 준다. “엄마인 내가 이렇게 기쁜데 너는 얼마나 신이 나겠니!”하고 그 아이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혜롭지 못한 어머니는 그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여 이런 방식으로 말을 한다.

“시험이 쉽게 나왔지?”

“옆에 있는 친구는 몇 점 받았니?”

“컨닝한 것 아니야?”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파랗게 싹이 나는 무한한 가능성의 어린아이를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남편 : “과장님네 된장찌개는 아주 맛있던데 우리집 찌개는 맛이 왜 이래!”

아내 :“ 그럼 그 집 가서 살아요! 왜 나하고 살아!”

남편은 “당신 요즘 고민 있소? 나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 쓸쓸하구려”라고 하는 말 대신 말을 해 버린 것이고, 아내 역시 자신의 피곤함과 무력함을 남편에서 호소하고 싶었지만 마음과 다른 말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심리학자 존 포엘은 가슴의 말에서부터 참다운 대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넷째, 1등급/영의 말(생명의 언어)

“오늘같이 비오는 날은 당신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라고 말하며 정겨운 표정과 신체 접촉이 동원된다.

학계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데는 7%의 내용과 38%의 억양, 55%의 표정과 몸짓이 작용해야 한다고 한다. 사람을 변화시키며 치유시키는 생명의 언어는 입의 말보다도 800배에서 1,000배의 영향을 끼치는 말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설교나 강의라도 교인들과 청중들은 목사나 강사의 말을 듣고 난 후 24시간이 지나면 20%밖에 기억 못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제목 정도가 기억된다.

미국의 훌륭한 목사, 교사들을 조사해 본 결과 그들은 한결같이 영의 말을 하고 있었다. 영의 언어, 생명의 언어, 치유의 언어는 입술을 통해서도 말하지만 눈과 손과 몸으로 하는 몸의 언어(body language)를 통해서 더 많이 전달된다. 소파에 몸을 파묻고 말하는 자세나 경직된 자세로는 듣는 사람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진지한 자세로 가까이 다가가서 힘있게 악수하면서,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하는 대화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수준 높은 상담자 일수록 몸의 언어로 상담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겨우 한다는 말이 상담의뢰자의 말에 “아 그러세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어요?” 정도의 말 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높은 상담료를 지불하면서 3˜4시간 이상 자기 말만 하고 나가는 상담 의뢰자는 진심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갑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떠난다. 그것은 상담자가 눈과 몸으로 하는 수많은 말을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부부가 다정히 손 잡고 걸어가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피부접촉은 수많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특히 아내에게는 남편의 접촉은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된다.

부부에서 직장동료, 친구 등과 대화할 때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 아름다운 느낌의 언어와 몸의 언어를 사용해 효과적인 스피치 생활을 해 보자.

김양옥 한국스피치 웅변협회 전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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