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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범 기획전 '사진사寫眞師의 사진 사寫眞 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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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범 기획전 '사진사寫眞師의 사진 사寫眞 史'
  • 송미경 기자
  • 승인 2018.11.2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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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서학동 사진관
▲ 미화사진관
▲ 윤현기씨 결혼 기념사진 채색

그의 시작은 흑백사진이였다. 사진을 찍으면 암실에 들어가 현상과 인화를 하고 빠르면 그날 일이 많은 날이면 다음 날 사진을 전달 할 수 있었다. 

 
촬영과 현상, 인화는 미화 사진관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관에 왔어야 했고 결혼과 회갑 등등 기록이 필요한 일에는 사진사가 필요했다.
 
마을에 하나씩 있었던 사진관은 주변의 이벤트로부터 꼭 있어야 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의 기억에는 그때가 좋은 시절이라고 남아있다.
 
아버지로부터 시작해서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세대를 넘어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윤현기씨(72세).
 
그의 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때 전주 경기전에서 사진관을 하던 일본 사람에게 사진을 배웠다. 
 
정식으로 배웠다고 하기 보다는 일본인들의 등 너머로 익힌 기술이었다. 
 
당시 자본의 여유가 있는 특권층이 주가 되었던 초상 사진을 바탕으로 해방 이후 증명사진으로 이어지는 초상 사진의 보편화는 사진관이 주로 기능을 담당했던 초상 사진의 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버지를 이어 미화 사진관을 개업한 윤현기씨는 흑백 사진이 주류였던 초상 사진에 컬러 개념의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초’를 배우게 되었다. 
 
확대기로 확대한 사진 이미지의 외각 선을 따거나 외각선이 나올 만큼의 노출로 인화를 한다. 그렇게 나온 사진에 물감으로 얼굴의 피부 톤을 재현하고 옷의 색감들을 결정했다. 
 
컬러사진이 등장하기 전 초상화를 회화와 사진이 서로의 경계에서 ‘사초’라는 장르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점차 카메라의 보급이 많아지면서 마을의 작은 사진관은 기능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비디오카메라의 등장은 사진관의 명맥을 유지하는 좋은 매체였다. 
 
사진사를 통해 결혼식과 잔치가 있던 회갑연은 영상 제작 문의가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사진의 대중화와 높은 보급률로 사진사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마을의 잔치들 역시 이전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결혼식은 지정된 결혼식장의 사진사들이 해결했다. 이제 마을을 넘어 사진관 넘어 다른 공간에서 모든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게 맞이한 IMF 이후 주변의 사진관들도 대거 폐업을 하게 되었다. 게다가 디지털 사진이 등장했다.
 
시기와 시기를 넘을 때 마다 사진은 늘 새로운 방식들을 요구했다. 이제는 새로운 흐름에 따라가기에 지쳤다고 생각했다. 
 
포기를 결심할 쯤 아들은 아버지에게 포토샵을 소개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주변 사진관들을 찾아가 관련 내용을 물었고 또 다시 연습과 연습을 거쳐 디지털 사진술을 완성할 수 있었다.
 
컴퓨터를 다루지 못했던 그는 컴퓨터를 통해 이미지를 수정하고 사진을 출력했다. 
 
윤현기라는 개인의 삶을 둘러봤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자리에서 사진관을 해왔던 한명의 “사진사의 사진사를” 둘러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그가 겪었던 삶의 흔적들을 재현하고 있다. 
 
흑백사진, 사초, 컬러 사진, 비디오카메라가 등장했던 영상의 시대 그리고 지금의 컴퓨터 만능 시대를 이 한명의 사진사를 통해 둘러 볼 수 있다. 
 
'서학동사진관'이라는 이름을 소개하자 어떤 사진을 주로 찍냐고 물었다. 사진관이 아니라 전시장이라는 이야기를 더 하기까지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학동사진관'이 지역 사진 아카이브의 일환으로 서있음에 미화 사진관의 주인인 윤현기씨를 소개 하는 것은 마땅히 할 일이라고 생각 한다. 
 
장근범 작가가 28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서학동 사진관에서 기획전을 갖는다. 작가와의 대화는 다음달 8일 오후 3시.
 
송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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