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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와 맺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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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와 맺은 인연
  • 전민일보
  • 승인 2018.11.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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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휴식을 얻고자 산수가 아름답다고 소문난 청양의 칠갑산으로 L부부와 나들이 가기로 약속한 날.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바라본 것은 하늘이다. 날씨까지 우리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듯 맑고 푸르다. L부부와 칠갑산을 향하는 동안 차창 밖에 스치는 주변의 산마다 연두색이 점차 진녹색으로 번져가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달뜨게 만들었고, 처음 가 보는 곳이라 설렘도 컸다.

칠갑산 자락에 있는 장곡사 입구엔 전국에서 모집해 온 영묘한 남녀 장승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정표의 역할과 함께 잡귀와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수호신이며, 때로는 개인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대상으로서의 신앙적인 성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함부로 건드리거나 손대지 않고 신성시하는 여러 장승들을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안,P회장님은 작품사진 만들기에 열중이다.

해발561M의 높이로 크고 작은 봉우리와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숲을 지닌 전망 좋은 자리에 우뚝 서있는 장곡사.

여느 절과 달리 대웅전이 위, 아래로 나뉘어 둘 있는 곳.

사방으로 펼쳐진 신록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 자연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나이가 들면 신록으로 물든 산이 예뻐 보인다던 할머니의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장곡사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수림 경관과 삼림욕을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는 고운식물원으로 향했다. 능선을 오르는 동안 지천에 깔린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 그리고 곳곳에 펼쳐진 희귀 수종의 초목들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내듯 피어나 우리를 반기는 듯 하였다. L 부부에게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평소 이름조차 모른 채 지나쳤던 들꽃이름을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야생화를 관람하다가 겸손과 순종을 의미하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의 영롱한 자태에 현혹되어 한동안 넋 놓은 듯 바라보았다.

금낭화의 담홍색 꽃송이는 등처럼 휘어진 줄기 끝에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하트형으로 끝이 갈라진 꽃잎 사이로 희고 붉은 꽃잎이 늘어져 있어 마치 봄처녀의 설레는 마음이 꽃으로 승화한 것 같이 보였다.

여인들이 가지고 다니던 주머니를 닮았다 해서 며느리 주머니 라는 별명을 가진 여리게 보이는 금낭화가 야산의 숲에서 스스로 피고 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특히 흰 금낭화는 고운식물원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다니 더욱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여유롭게 삼림욕으로 피로를 풀고 내려오는 길에 그 곳의 화원에서 흰 금낭화 두 그루를 샀다. 흰 금낭화의 인연을 위해 서로 곱게 키워보자고.

양봉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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