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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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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라고?
  • 전민일보
  • 승인 2018.11.09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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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모르와는 이것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짝’이 되는 것이라 했고, 토마스 풀은 이것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이것 후에는 눈을 반쯤 감으라고 했으며 존 릴리는 이것은 ‘하늘’에서 맺어지고 ‘땅’에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결혼에 관한 정의들이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결혼!이 공식이 그다지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통계가 나왔다.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국민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고 한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에 대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48.1%로 2016년 51.9%보다 3.8%p 떨어졌다는 것.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0년 64.7%, 2012년에는 62.7%로 다시 2014년 56.8% 까지 가파른 하향추세를 보여 왔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결혼에 대한 젊은이들의 부정적인 생각 또한 날개 없이 계속해서 추락중인 것이다.

성별로는 ‘결혼해야한다’고 응답한 남자 비율이 여자보다 높았고, 결혼에 반대하는 의견은 여자가 남자보다 높았다.

이 수치 또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혼에 반대하는 의견이 여자가 남자보다 높은 것으로 봐서 아직도 우리나라 결혼제도와 정서,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규범들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불합리한 부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짐작해보기란 어렵지 않을 것 같기에.

다시 말해 결혼에 관한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봤을 때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잃을게 많다는 것이다.

아무리 젠더축제를 성황리에 마치고 양성평등을 부르짖어도 최소한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아직도 여성이 감내해야할 부분들이더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을 분석해보자.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의 과반이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여긴다는 통계청의 의미 있는 집계. 대체 무엇이, 왜, 우리 젊은이들에게 결혼에 대한 ‘꿈’을 접게 만들었는지 우리는 분명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계는 연애·결혼·출산이라는 전통적인 가족 구성에 필요한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신조어인 ‘3포 세대’의 등장과도 맞닿아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사회 복지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해, 연애·결혼·출산 등의 세 가지를 포기하거나 미루는 청년 세대를 뜻하는 삼포세대라는 이 말은 안타깝게도‘5포 세대’라는 말로 다시 한 번 진화한다.

취업난과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연애·결혼·출산 포기는 기본,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 등 2가지 포기를 더해 5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5포 세대는 과거에 3포세대로 불렸던 젊은 층의 직면한 상황이 더 악화돼 등장한 세대라고 보면 된다.

2015년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포기한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 결과 무려 57.6퍼센트가 ‘있다’는 답을 했다고. 그렇다고 뾰족한 대안마련도 쉽지 않다는 게 더욱 문제다.

배추 셀 때나 필요한 ‘포기’가 자꾸만 늘어나는 현실, 이 현실은 다름 아닌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것이리라. 움직일 수 없는 팩트 앞에서 젊은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해진다.

그러나 나는 감히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가 돼버린 결혼이지만 그래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해보고 후회하는 쪽이 더 나을 거라고.

또한 후회하지 않고 평생을 친구처럼, 때로는 조력자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고.

낙엽비가 꽃처럼 흩날리는 늦은 가을날, 건강한 젊은이들이 전해오는 행복한 청첩장에 필자는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있다.

홍현숙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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