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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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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보물찾기
  • 전민일보
  • 승인 2018.06.18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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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북미회담이 지난 6. 12.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다. 회담장소인 센토사섬과 마리나베이샌즈호텔, 가든스바이더베이 등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었다. 서울(605㎢)보다 조금 넓은 국토면적(697㎢), 인구 약 561만 명, 이웃 말레이시아로부터 대부분의 물과 식량을 공급받을 만큼 빈약한 환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는 어떻게 “세기의 담판”을 유치할 수 있었을까?

싱가포르는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말레이시아연방에 잠시 가입하였으나 1965년 독립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 세계 언론은 싱가포르의 존립자체를 의심할 만큼 백척간두의 상황이었다.

사마천의 史記에 “국가가 어려움에 처하면 훌륭한 재상을 생각한다(國難則思良相)”란 말이 있다. 싱가포르 초대 총리인 리콴유(李光耀)는 적극적인 개방 및 금융정책을 통해 외국자본을 유치하였고, 말라카해협을 끼고 있는 지리적 위치를 이용한 중계무역을 강화했으며 경제성장을 견인할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1~2위, 외국계은행 110여개가 진출해 있는 등 세계 3대 금융센터, 3대 원유 및 정유거래국, IMD 국가경쟁력 3위, 수천 개의 다국적기업에 165만 명의 외국인 상주 등 세계 최고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965년 516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국민소득은 6만1766달러(IMF)로 우리나라(2만9766달러)의 두 배가 넘는 것은 물론 아시아에서 제일 높고 전 세계 10위이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QS) 발표 대학랭킹에서 싱가포르국립대(11위), 난양공대(12위) 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참고로 칭화대(17위), 동경대(23위) 순이고 우리나라의 서울대는 36위, 카이스트가 40위인 것을 보면 싱가포르 대학교육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빈약한 환경을 극복하고 오늘날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강력한 청렴 및 반부패정책을 들 수 있다.

리콴유총리는 “부패척결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생존의 문제”라고 말하곤 했다. 1960년 부패방지법 제정과 탐오조사국(CPIB)를 설립하여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하였다.

사회기초질서 확립에도 주력하였다. 껌을 씹는 것조차 제한된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하지 못하고 판매마저 제한된다. 중범죄를 저지른 성인남성에게는 우리나라 곤장에 해당하는 태형(笞刑)을 집행한다. 태형은 1대만 맞아도 볼기가 너덜너덜해진다. 외국인이라고 예외는 아니며 서방국가들과 외교적인 마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강력한 반부패정책의 성과는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지난 10여 년간 1위~7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부패가 없으니 외국자본이 맘 놓고 투자하고, 유능한 인재가 있으니 다국적기업의 동남아본부가 이곳에 사무실을 둔다. 요즘은 의료관광 및 4차 산업혁명에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이미 2014년에 ‘스마트국가(Smart Nation)’비전을 선포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방 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등 싱가포르에 뒤지지 않는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1997과 2008년 외환위기를 겪었고 성장률은 둔화되었으며 청년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OECD국가들은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진입하는데 평균 8~9년 걸리지만 우리나라는 2006년 2만달러 돌파이후 올해 3만 달러를 넘길 예정으로 13년이 걸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같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가 거의 개선되지 않은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6년 42위였는데 지난 해 51위로 오히려 하락하였다. 우리나라 경제사회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부패문제임을 추론할 수 있다.

청렴은 개인은 물론 국가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며 국가존립의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것을 싱가포르에서 배워야 한다. 싱가포르의 가장 귀한 보물은 ‘청렴’이다.

박용준 전북도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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