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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방명록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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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방명록 서명
  • 전민일보
  • 승인 2018.05.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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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만남이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금방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회담이라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번 일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여겨진다. 회담의 계기가 된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이었다. 친서가 오고가고 특사가 왕래하며 장상회담은 이루어졌다.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북경계선에서 만났다. 반갑게 악수한 다음 문대통령의 안내로 김위원장이 넘어왔다. 문대통령이 ‘나는 언제 북에 넘어가느냐?’하니 김위원장이 ‘지금 넘읍시다.’하고 이끌어 문대통령도 북의 땅을 밟았다. 10여초동안이지만 역사적인 이슈가 되었다. 그 장면이 세계적인 토픽거리가 되었다. 나도 참 의미 갚은 일이라 생각하였다. 그렇게 쉬운 남북방문이 몇 십 년이 걸리기도 했으니 두고두고 한이 될 일이다. 의장대의 사열이 있은 다음 평화의 집으로 들어갔다.

김정은 위원장이 첫 번째로 한 일은 방명록에 서명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시작은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썼다. 아주 짧은 글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와 핵심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김위원장은 이미 각오를 하고 회담에 임했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함축된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글씨체도 아주 달필이고 위로 올라가면서 휘둘러 썼다. 멋진 글씨였다. 얼마 전까지도 원수로만 보였던 김위원장이 아주 친숙한 형제나 가족처럼 느껴졌다. 한 겨레, 한 핏줄이니 그랬으리라. 예쁨도 미움도 자기하기 나름이라더니 맞는 말이었다.

‘새로은 시작은 이제부터’는 정전 뒤 오늘날까지 총부리를 겨누고 대결하던 데서 회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감을 의미한다. 민족화합의 시작이고 남북화해의 시작이다. 불통에서 소통의 시작이고 단절에서 연결의 시작이다.

헤어짐에서 만남의 시작이고 빼앗음에서 도와줌의 시작이다. 고함소리에서 소곤거림의 시작이고 꼬집음에서 어루만짐의 시작이다. 꾸짖음에서 칭찬의 시작이고 주먹다짐에서 어깨동무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원한이나 섭섭함을 무두 씻어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시도하자는 바람이라 여겨진다.

‘평화의 시대’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사안이다. 남북이 대결하느라 북한군 119만명, 국군 65만명(2010년 기준)을 양성하였다.

이 많은 군인을 양성하여 먹이고 입히고 교육하는데 얼마나 많은 재력이 손실 되었는가. 그에 필요한 무기구입과 전투기, 군함 등 얼마나 많은 예산이 들었을까. 그들이 군복무가 아닌 산업전선에서 일했다면 얼마나 많은 소득을 올렸을까.

만약 이런 예산을 국민의 생활과 복지에 썼다면 세계 굴지의 선진국이 되었을 것이다. 올 가을에는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는다 하니 평화의 시대는 열리게 될 것 같다.

나라가 있는 것은 국민이 편하게 잘 살도록 하는데 있다. 다른 나라와 대결하려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진작 평화의 시대가 열렸으면 행복한 나라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평화의 시대를 열어 남과 북이 모두 잘사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남쪽의 자본과 기술을 이용하고 북쪽의 자원을 활용한다면 세계가 부럽지 않은 나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출발점에서’는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고 단일민족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가 깔려있다. 반도국가라 외침은 있었으나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국제정세에 의해 분단국가가 되었으나 민족은 하나다. 다시 하나로 뭉쳐야할 시점에 와 있다. 분단된지 73년이나 지났으나 경쟁과 대치의 아쉬운 세월을 헛되게 보냈다.

통일이 된다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역사의 출발점으로 생각하고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하나로 뭉쳐 발전하고 있으나 분단된 나라는 우리뿐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통일의 역사로 새롭게 출발하여 나아가자는 깊은 의미가 들어있다.

김위원장이 방명록에 쓴 것을 보고 크게 느꼈기에 민족의 역사와 현실을 감안하여 소신을 토로하였다. 두 정상이 화기애애한 회담을 하였고 판문점 선언까지 발표하였으니 방명록에 쓴 명제는 틀림없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원체 커다란 일이라 쉽게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자주 만나 뜻을 모아야 한다. 한쪽의 욕심만 부리지 말고 민족의 앞날을 위해 서로 양보하며 원대한 꿈 꼭 이루기를 고대한다.

김길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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