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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양수(淸風兩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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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양수(淸風兩袖)
  • 전민일보
  • 승인 2018.04.2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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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겸’은 중국 명나라 때 여러 황제 밑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으면서도 청렴한 관리로 명성이 자자했다. 강소성과 절강성 두 성(省)의 ‘순무’라는 관리로 있을 때에는 백성들을 잘 보살펴 백성들이 부모처럼 떠받들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하늘이 은혜로운 관리를 보내시어 두 지방을 잘 살게 도우시네.”라는 노래가 퍼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명나라 중기 이후로는 환관들이 득세하면서 관료사회의 기강이 많이 문란해졌다. 지방의 관리가 수도로 올라갈 때는 재물이나 그 지방의 특산물을 가져가 힘 있는 권문세가에게 바치는 풍조가 만연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겸’은 수도로 올라갈 때마다 빈손으로 다녔다. 주변에서 금은보화는 아니어도 그 지방의 특산물인 버섯이나 비단이라도 가져 가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우겸’은 두 소매를 흔들며 “맑은 바람만 넣고 천자를 알현하러 가서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면하리라”고 말했을 정도로 청렴했다.

여기서 유래하여 ‘청풍양수(淸風兩袖)’는 추호도 재물을 탐내지 않는 청렴결백한 관리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됐다. 청풍양수는 ‘두 소매 안에 맑은 바람만 있다“라는 뜻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특히 공직생활을 하면서 항상 옳고 청렴하게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을 져버리고 잠깐의 만족에 행복해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잠깐의 행복을 얻기 위해 순간의 달콤함에 취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택의 기로에서 오는 갈등과 고통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소신껏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청렴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길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양심을 시험하는 순간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한다. 교통신호를 마땅히 지켜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나 하나만 모른 척하고 지나가면 되겠지 하고 위반할 때가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암묵적으로 다하는 일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양심에 따라 교통신호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세상은 바르고 따뜻하게 바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청렴이라고 하면 주로 ‘공직 사회의 핵심 가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매스컴에서 간혹 공무원들의 부패 사례를 접하면 더 분노한다. 예로부터 공무원 조직은 공복으로써 그 어느 조직보다 훨씬 높은 윤리적 가치를 요구 해왔다. 21세기에 들어서도 국가 발전의 척도가 청렴이라는 기준에 따라 평가될 만큼 그 중요성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다.

비정부단체(NGO)인 국제투명성기구는 2016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1년 전보다 3점이나 하락한 낙제점 수준인 53점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국가 청렴도 순위가 52위로 15계단이나 내려앉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아무리 청렴! 청렴! 하고 외쳐도 결국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지지 않고 행동에 근본 변화가 없이는 청렴국가가 되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공직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과 조직이 청렴에 대한 확고한 준수의식을 가지고 실천 해왔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2016년 9월부터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되었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이들이 직무 관련인으로부터 3만원을 초과하는 식사 대접을 받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부패고리를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김영란법’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동참해야 가능하다. 공직자 누구나 공직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우겸처럼 ‘청풍양수’의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을 깨끗하고 맑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직자는 물론 국민 모두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성적표가 어색하지 않는다.

이태현 전북도 안전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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