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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값 폭락에 수거 노인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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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값 폭락에 수거 노인들 ‘눈물’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8.04.1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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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폐지가격 하락으로 폐지수집을 통한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폐지수집 노인의 식비와 의료비 등 생활비에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백병배기자
“온 종일 리어카를 끌고 다녀도 3천원 벌기가 힘들어. 이거라도 굶지 않으려면 새벽부터 나와서 부지런히 모아야 해”
 
11일 오전 덕진구 한 인근 골목에서 만난 김모(69)할아버지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폐지를 모아 생계를 잇는 김 할아버지는 이번 달 들어 평소 가는 곳보다 3km 먼 고물상을 찾는다.
 
폐지를 실으면 무게가 70㎏에 달하는 리어카를 끌고 40여분을 꼬박 걸어야 한다. 10원이라도 더 비싼 값에 폐지를 매입해 주는 고물상에 가기 위해서다.
 
최근 폐지 값이 급락하면서 김 할아버지의 하루 시작 시간도 평소보다 1시간가량 빨라졌다.
 
11일 오전 4시께 김 할아버지는 덕진동 집을 나섰다.
 
김 할아버지는 덕진구 일대를 샅샅이 뒤져 리어카의 대부분을 채웠다.
 
할아버지가 모은 폐지의 대부분은 쓰다 버린 박스였다.
 
김 할아버지는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이날 오후 1시께 완산구에 있는 한 재활용품 수집 업체에 도착했다.
 
저울에 찍힌 숫자는 70㎏. 김 할아버지가 손에 쥔 돈은 4200원이었다.
 
이 업체는 폐지(폐골판지)를 ㎏당 60원에 사들이고 있다. 전주시 다른 고물상들이 50원에 매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kg당 10원 가량 더 받을 수 있다.
 
김 할아버지는 “이제는 몸이 힘들어 폐지를 많이 주울수 없다. 폐지 가격이 빨리 정상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어두운 표정으로 텅 빈 수레를 끌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 곳 고물상 업주는 "폐지 값이 내려가서 노인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우리 마진을 줄여서라도 많이 쳐주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20년간 재활용품 수집 업체를 운영한 이(60)씨는 “고철가격은 150원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노인들이 수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자주 오는 노인들도 돈이 안 되니까 아예 폐지 모으는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폐지(폐골판지) 중간 가공업체 매입 가격은 1㎏에 89.25원(전국 8개 권역 평균)으로 3달 전(144.37원)보다 40% 가까이 하락했다.
 
전북지역 폐지수집인들이 고물상에 폐지를 넘기는 가격은 5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kg당 150원에 비해 3분의 1가량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폐지 수집을 생업으로 삼는 노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호성동에서 폐지를 수집하고 있는 김모(여.71)할머니는 "전에도 먹고살기 빠듯했는데 이제는 더욱 힘들어져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환경공단 자원정책통계팀 관계자는 "재활용 쓰레기의 중국 수출길이 막혀 공급 과잉으로 시세가 떨어지는 추세다“며 "재고가 많이 쌓인 상태라 당분간 낮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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