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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 테라피, 향기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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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마 테라피, 향기요법
  • 전민일보
  • 승인 2018.03.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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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 좋은 지인으로부터 손수 만든 솟대 한 쌍을 선물 받았다. 그 솟대위의 새는 어미 새와 아기 새의 모습처럼 보인다. 배가 볼록하고 오리처럼 생긴 것이 겨울에 금강호에 날아드는 철새의 한 종류인 가창오리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한 쌍의 솟대를 잘 보이는 곳에 세워두고 향이 좋은 모과 하나를 한지로 만든 접시에 담아 정물을 연출해보았다. 솟대위의 새와 모과의 연출이 어우러져 마치 아기 새가 향기로운 모과 향을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스토리텔링을 해보았다.

시베리아의 바이칼호숫가에서 살던 철새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위해 우리나라에 날아오고 있었어요. 철새의 무리 중에는 엄마와 아기 새도 있었어요. 연약한 날개로 수만리를 날아온 아기 새는 어지럽고 기운이 떨어져서 더 이상 날 수가 없다고 어미 새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어미 새는 달빛 받아 윤슬이 반짝이고 있는 금강호를 가리키며 아기 새를 달랩니다.

“아가, 잠깐만 기다려라, 저어기 금강 변에 있는 나포들녘이 머지않았구나. 거기 가면 맛있는 곡식들이 많이 있단다.”

“그래도, 엄마, 날개 힘이 떨어져요......”

“그렇구나, 아가! 저기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구나. 거기서 잠깐 쉬어가자!”

아기와 어미 새가 잠시 쉬어간 나무는 모과나무였어요. 모과나무는 키가 정말 커서 하늘 높이 향기로운 모과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어요. 모과나무는 아기 새를 위하여 가지를 흔들어 보름달처럼 잘 익은 모과하나를 떨어뜨렸어요.

“엄마! 정말 향기로워요. 냄새만 맡아도 힘이 생기는 듯해요.”

“그래, 좋은 향기는 우리에게 힘을 주는 구나! 이 좋은 향기를 많이 들이마시고 힘을 얻어 우리도 향기로운 새가 되어야겠지? 아가야!”

향긋한 모과 향으로 아로마 테라피를 한 아기 새는 힘을 얻어 무사히 나포들녘에 도착하여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떨어져 있는 맛있는 벼이삭을 쪼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와 어미새의 아로마 테라피 스토리텔링을 솟대위의 새들에게 들려주고 있노라니 아련히 피어오르는 어떤 향기들이 후각을 자극한다.

지난 봄 부터 여름까지 주말마다 근교에 있는 텃밭에 매달려 살았다. 일주일 내내 일터인 약국공간에서 보내다가 텃밭을 찾아가는 길은 각종 향기로운 방향으로 넘쳐흘렀다.

도심을 벗어나서 전원길로 접어들면 엄마의 분 냄새 같은 오동꽃향기가 일에 시달렸던 복잡한 머리를 상쾌하게 치유해주었다.

또한 텃밭에 도착하면 한쪽에 심어놓은 폐튜니아꽃 향기도 달콤한 분 냄새로 다가와 가슴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나는 폐튜니아 꽃밭에 엎드려 잡초를 뽑으며 심호흡으로 아로마 테라피를 한다. 그리운 어머니의 향기를 들이마신다. 어머니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아기 새처럼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어느 추운 겨울 감기에 걸려 학교를 조퇴하고 집에 돌아와 방에 누워있었다. 엄마는 빨래를 하다말고 방에 들어와서 열에 들뜬 이마를 만져주신다. 찬물에 빨래를 하던 엄마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세탁비누냄새가 배어있었다.

엄마는 비누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손으로 이마를 짚어주고 감귤 하나를 까서 고열로 신음하는 딸아이의 입에 넣어주신다. 이마와 볼에 끓고 있었던 뜨거운 열은 엄마의 차가운 손에 시원하게 식어갔고 나는 기운을 차렸다. 세탁비누냄새와 감귤의 향이 뒤섞인 엄마 손의 냄새는 해열제를 능가하는 아로마테라피였다.

한여름 텃밭의 고추를 한 바구니 가득 따서 집에 돌아와 식탁을 차리고 식사를 하며 풋고추를 한 입 베어 문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혀에서 느껴지다가 어느새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히고 머릿속이 개운해진다. 고추의 신랄한 향으로 아로마 테라피를 한다.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땀방울과 함께 녹아내리며 즐거운 기분이 된다.

솟대위의 아기새와 짙은 향기를 뿜어내는 모과 한 알을 바라보며 미력하나마 이웃들에게 아로마향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고열을 식혀주고 아픔을 치유해주는 藥냄새 배인 아로마향에 아울러 마음의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아로마향을 지니고 싶다.

소현숙 전북도 여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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