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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출판사, 정동철 시인 '나타났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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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출판사, 정동철 시인 '나타났다' 발간
  • 박해정 기자
  • 승인 2016.11.14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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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출판사가 모악시인선 4집으로 정동철 시인의 ‘나타났다’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아무렇지 않게 혼자가 되었다’와 ‘얼음 열쇠’, ‘천 개의 술잔과 입을 맞추다’, ‘발가락을 씹어봤는가’ 등 58편의 시가 실렸다.

1부는 주로 ‘삑 삐-익 울어대던’(뜸, 뜸, 뜸부기) 유년기의 삽화들을 ‘폭설’의 이미지에 겹쳐놓았다.

폭설 속에 갇혀 있는 유년기가 현재 시인의 정체성을 지탱하는 무의식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1부의 시편들은 시인의 시적 지향점을 짐작하게 한다.

시인은 ‘어디에도 깃들지 못하는 가난한 씨앗’(집)을 싹틔워 세상에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2부의 시들은 ‘가난한’ 것들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가 보여주듯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가 짙게 깔려 있다.

‘참, 아버지 지금도 아버진 제 자전거 뒤를 잡고 오시는 거지요?’(원형 탈모증)에서 우리는 ‘가난한’ 것들을 대하는 시인의 순수하면서도 촉촉한 시적 정서를 만날 수 있다.

3부에는 새로운 세계를 배태하고 있는 ‘씨앗’들을 발견해내는 시편들이 자리하고 있다.

‘나는 지금 내 몸의 뼈 마디란 마디마다 한 편씩 시(詩)를 새기고 있는 중이다’(감기 몸살 전문)에서 보듯 시인은 ‘시’라는 새로운 세계를 세상에 새겨나간다.

그러한 세상은 ‘불발탄 지역’(불발탄)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허물어져가며 가벼워지는 기억들에게 마른 젖퉁이 물리고 있는 집’(허물어져가며)이 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시인은 시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폭발의 가능성과 함께 스스로를 해체하는 갱신의 삶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4부의 시편들은 순정(純正)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소박한 믿음을 담고 있다. 살아가는 일은 곧 미래의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2006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시 ‘전주철물점과 행복부동산 사이’,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허공 위에 뜬 집’과 시 ‘아버지 소처럼 말씀하시네’가 당선됐으며 2014년 ‘작가의 눈’ 작품상을 수상했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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