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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의 아이 잊을 수 없어”마음의 병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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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의 아이 잊을 수 없어”마음의 병 키워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6.11.09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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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소방관, 2015년 108명, 2016년 163명 PTSD 치료군

 
일상 자체가 참혹한 구조 현장
눈앞 죽음·심각한 부상 목격 후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려
심신 치유 프로그램 지속 필요

각종 화재나 구급출동 현장에서 심각한 외상사건을 목격하거나 동료의 순직과 유독물질, 감염 등의 열악한 환경에 놓인 소방공무원들이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소방관들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의 필요성이 강조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국민안전처와 전북도소방본부는 지난해부터 소방관들에 대한 PTSD 진단과 치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소방관들이 우울증과 수면장애, 알코올 등의 증세에 시달리고 있어 다양한 분야로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신건강 악화에 고통 호소’

지난 ‘2014년 전국 소방공무원 심신건강평가’에서도 도내 소방공무원 39.2%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수면장애 가운데 한 가지 이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간 극심한 외상사건에 노출된 평균 빈도 9.2회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와 올해에 실시된 특수건강검진 결과에서도 PTSD와 우울증 등 심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도내 소방관이 각각 108명과 163명이나 확인됐다. 최근 2년 새 도내 소방관의 10% 이상의 인력인 271명의 정신건강이 당장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진단된 것이다.

PTSD는 사고의 충격으로 정신적 고통이 이어지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평소보다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수면장애가 발생하고 심할 경우 공황장애와 환각 등의 증세도 나타난다. 눈앞에서 죽음과 심각한 부상을 목격할 경우가 많아 상시적인 치유 프로그램 운영이 요구된다.

소방관들은 3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밤샘 근무와 출동 등으로 상당수가 수면장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소방관 중 수면장애를 호소인력은 294명으로 조사됐지만, 업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안전처의 기본 인식이다.

‘상시적인 치유 프로그램 필요’

지난해 특수건강검진에서 정신건강 치료 필요군에 포함된 도내 소방관 108명 중 PTSD 증세는 61명이었고, 우울증 증세가 73명으로 더 많았다. 우울증은 자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어서 PTSD 증세 못지 않게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 소방본부와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운영을 통해 307명에 대해 상담했고, 올해의 경우 11월 중에 103명에 대해 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도내 10개 소방서에서 심신안정실도 지난해서야 모든 설치가 완료됐다.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도 운영 중이다.

현재 심신안정실, 동료심리상담사,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심신건강관리캠프 등 소방관의 심신건강관리를 위해 여러 가지 PTSD관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지만 일선 소방관들의 호응은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 PTSD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치유 프로그램도 상담위주에 그치고 있다”면서 “다양한 정신건강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정신건강 위협에 노출된 소방관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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