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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여경‘ 최현주 순경 “따뜻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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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여경‘ 최현주 순경 “따뜻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
  • 임충식 기자
  • 승인 2015.10.20 19: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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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주 순경

올해 봄, 한 여경의 아름다운 행동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주인공은 임관한 지 갓 9개월 된 최현주(26·진안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순경. 지난 5월 3일, 맨발 상태로 추위에 떨고 있던 실종 치매 노인에게 자신의 양말과 신발을 벗어준 최 순경의 따뜻한 마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헬기 부기장이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 속에 담긴 최 순경의 모습에 국민들은 감동했다.

격려와 응원 메시지가 쏟아졌다. 수많은 누리꾼들이 진한 감동을 준 최 순경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최 순경의 행동은 전북경찰청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찰에 대한 시선을 따뜻하게 바꿔놨다.

당시 전북경찰청장이었던 홍성삼 청장(현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칭찬했다. 지난 5일 열린 국정감사에도 “경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며 국회의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그 감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 순경에게도 그 날 일은 잊지 못할 사건이다.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다줬다. 뿌듯한 마음과 함께 부담감과 사명감도 더욱 커졌다. 평소 생각해왔던 경찰상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도 됐다.

제 70주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에 만난 최현주 순경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당시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최근 시보기간을 무사히 마쳤다는 점이다. 이제 정식 경찰이 된 것이다.

최 순경의 첫 마디는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였다. 나 아닌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란 게 최 순경의 설명. 최 순경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국민들이 경찰에게 진심으로 원했던 일이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최 순경은 전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최 순경은 “처음 할머니를 발견했을 때부터 내내 할머니의 발이 마음에 걸렸다. 헬기를 타고 할머니의 발을 보니 상처가 많았고,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하천을 건너기 위해 벗어두었던 양말을 신겨드렸고, 이어 신발도 신겨드렸다. 그렇게 전북대학교 응급실에 이송했고, 서울에 있는 할머니의 자녀들이 도착할 때까지 곁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상처투성이인 할머니의 발을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에 무심코 한 일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큰 화제가 됐고, 언론의 집중 조명으로 이어졌다. 많은 관심이 좋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도 커졌다. 최 순경은 “사실 그냥 했던 행동이다. 항공대에서 동영상을 보내면서 칭찬할 때만 해도 그냥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되고 갑자기 일이 커지면서 마음의 부담이 커졌다. 사실 정말 고생한 사람은 전날 밤부터 수색에 나선 직원들과 대원들이다. 나 혼자만 칭찬받는 것 같았다. 내가 공을 가로챘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 이후 칭찬과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국가유공자라며 신발과 양말과 편지를 보내준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며 감사 편지를 보낸 며느리도 있었다. 미국에서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줘서 고맙다’는 전화도 왔다.

최 순경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말하라고 한다면 하나만 생각나진 않는다. 하나하나 의미가 많이 담겨진 편지와 선물이었다. 모두가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기에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변화도 컸다. 앞으로 잘해야겠다는 의무감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동료와 선배들의 칭찬도 가끔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 순경은 “맨발여경으로 조명 받고 난 뒤 보다 신중하게 됐다. 내 작은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행동에 조금 더 조심하고자 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복을 입은 지 이제 1년 2개월 된 최현주 순경은 보다 인간적인 경찰이 되고 싶다. 단순한 정의감만으로는 경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동안 최 순경이 느꼈던 생각이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하나하나씩 행동으로 옮길 생각이다.

최 순경은 “1년 2개월이란 시간은 경찰관이라는 직업을 현실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국민이 바라는 경찰관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을 되돌아보고 초심을 다잡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면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순경은 “나는 따뜻한 경찰관이 되고 싶다. 어려운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가슴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 그런 경찰이라면 국민의 어려움을 좀 더 보듬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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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5-11-22 15:22:20
할머니를 먼저 발견해서, 헬기까지 업고 뛰어온 의경예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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