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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문화다:일본 교오또교구 ‘희망의 집’서 도시락 배달 이현희 프란체스카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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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문화다:일본 교오또교구 ‘희망의 집’서 도시락 배달 이현희 프란체스카 수녀
  • 이종근
  • 승인 2007.05.21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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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 녹인 빛 희망을 밝히다’.
 이생진시인은 등대를 ‘외로운 사람의 우체통’이라 표현했지만 보는 이에 따라선 구원과 희망의 상징이다.
 망망대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줄기 빛은 길 잃은 뱃사람에게 생명의 빛이요, 방황하는 현대인에겐 인생의 지침으로 비유될 터. 바닷길이 열리는 육로의 끝에 우뚝 선 등대는 주변 경관 또한 절경.
 일본 교오또교구 산하 ‘희망의 집(미나미구 히가시 구조)’에서 일하고 있는 이현희 프란체스카 수녀는 바로 주위 사람들에게 등대같은 존재.
 2005년 7월 한국인보성체수도회에서 일본에 파견된 수녀님이 피정 때문에 잠시 짬을 내 전주에 들러 ‘도시락집 사장(?)같은 말을 거침없이 한다.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정해진 코스가 있는데, 우선 도시락을 가져다 달라고 주문하면, 코스를 변경해서라도 반드시 배달해야 해요. 물론 도시락에 들어가는 밥과 찬은 특히 신경을 써서 용기에 담아야 해요.”
 특히 홀몸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함에 있어 주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받는 사람을 철저하게 배려하는 게 일본의 문화요, 복지요,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된 이유란다.
 보통 도시락 1개의 무게는 2백70g 남짓. 그러나 수녀님이 감당해야 할 무게는 천근만근.
 취향에 따라 좀 더 많게, 또는 좀더 적게 보내달라는 주문에서부터 각자의 식성을 반영한 ‘안성맞춤’에 이르기까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이가 아픈 사람, 아예 음식물을 씹을 수 없는 사람, 고기 종류를 싫어하는 사람, 젤리 형태로 주어야 하는 사람 등 정말로 천태만상, 기기묘묘, 각양각색으로  녹녹치 않음에란.
 물론 삼백예순다섯날 어느 하루도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도시락이 배달이 종료되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바로 옆 양로원과 함께 하는 도시락 배달 개수는 하루 60-70개 정도.
 이 가운데 40-50개는 일본인들이 시킨 것이요, 그 나머지는 재일 한국인 1세대들의 것이란다.
 “교오또에서 처음으로 도시락 배달 사업(?)을 한 단체가 바로 ‘사랑의 집’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식사를 할 수 없는 홀몸 노인들을 위한 일기도 하거니와 그보다는 환한 미소를 전달해주면서 직접 앞에서 뵙고 일거수일투족을 점검하는 것이 더 큰 목적입니다.”
 도시락 배달 후 해당 노인을 만나면 동그라미, 오가던 중에 만나면 세모, 아예 만나지 못했으면 짝표로 체크리스트에 표시하는 등 디데일한 노력과 정성, 그리고 헌신적인 자세를 갖추지 못하면 도무지 엄두도 낼 수 없을 것이란.
 “언젠가,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떤 노인이 빨리 다급하게 와달라고 해서 걱정을 하며 쏜살같이 찾아뵈었습니다. 이유인 즉, 변비로 인해 고생하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퇴근을 할 무렵 찾아오는 경우는 특히 다반사인 만큼 그들과 응대를 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릅니다.”
 한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홀몸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도시락을 100% 지원해 주지 않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물설고 낯설은 일본땅에서 풋풋한 정을 오로지 나눌 수 있다는 게 그래도 가슴 벅차게 다가오는 모습이다.
 “물질적인 기부문화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기부는 더 없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같이 나누는 마음, 그들의 손을 꽉 한 번 잡아주는 일이 생활속에서 튼실하게 자리를 잡아갈 때 진정으로 세상은 살만할 것이며, 결국에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형성될 것입니다.”
 도시락에 가득 번득이는 사랑의 빛깔아! 지평에 떠오르는 찬란한 빛, 저 하늘은 그 얼마나 눈물 속에 등대같은 수녀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가. 등대의 불빛 하나둘씩 꺼져갈 때, 수녀님은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성호경을 그으면서 깃발 날리며 입장한다. 글=이종근기자, 사진=백병배기자


이현희 프란체스카 수녀

 이현희 프란체스카 수녀는 전주출신으로 1985년 수녀원 생활을 시작, 1994년 종신 서원을 받았다.
 서울, 용인, 안양, 담양, 전주 등에서 수도생활을 하면서 직업훈련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주로 특수 사목과 관련된 일을 도맡아 한 베테랑이다. 일본 교오또교구 ‘희망의 집’으로 옮기기 전에는 전주사랑의집(호성동)에서 6년 동안 사회복지시설 업무를 관장했다고. “일회성 기부는 때론 받는 사람 입장에서 헤아려보았을 때 상처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때문에 일상 모두가 ‘기부’로 점철됐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돈이 면 돈, 운전이면 운전, 음식이면 음식, 공연이면 공연 등 제각각의 가진 ‘달란트’대로, 나누는 마음을 고스란히 현실속에서 실천했으면 합니다.”
 수녀님은 한국인보성체수도회의 설립자인 윤을수 라우렌시오 신부님의 ‘인간이면 누구나 존경하라’는 말씀을 모토로, 특히 일반 사람들이 존중해주기 어려운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해오면서 그들에게 구김살없는 미소를 보여주고 있다.
 “핵가족화로 인해 자녀들을 적게 낳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작 하느님의 일꾼들이 더욱 필요한 시점인데도 불구, 수도자의 길에 지원하려는 사람들이 전에 비해 많지 않다는 안타까움입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올곧게 성소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그들을 기다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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