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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언론침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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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언론침해 심각
  • 윤복진 기자
  • 승인 2015.08.11 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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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취재를 하다보면 공공기관을 비롯해 대학 등 각 출입처 홍보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렇기에 기자와 홍보실 직원들은 너무 멀어도 안 되지만 또 너무 가까워도 안 되는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로 맺어져 있다.

업무상 취재를 하다보면 어떤 홍보실 직원은 조직에 대한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따뜻한 매너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때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어도 기분좋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그와는 정 반대인 상황도 있다.

취재요청을 했던 한 대학 홍보실로부터 그야말로 실소를 자아내는 답변을 들었다.

몇주전 본보가 전북대학교에 산학협력단 지출예산자료와 학사경고로 인한 최근 5년간 제적된 학생수에 대해 취재협조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대학측은 이러한 취재요청을 미뤄오다 10일 본보가 자료요구를 하자 대학측 홍보팀장이 기사를 어떠한 방향으로 작성할건지 얘기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이러한 전례가 없었다면서 한 마디로 홍보성 기사만 써달라는 뉘앙스였다.

사람 혹은 기관을 비판해야 하는 내용의 취재를 하다 보면 종종 이런 류의 대답을 듣게 된다. 조직 혹은 그 조직의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통제하려는 게 어디 뭐 하루 이틀 일인가.

늘듣게 되는 취재원의 멘트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이번은 달랐다.

이런 말이 나온 곳이 ‘대학’이라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진리와 학문의 전당’ 같은 지루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어쨌든 대학 아닌가.

이번 일로 인해 전북대의 언론통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흡사‘유신시대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론침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내 문제를 지적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취재에 응하는 것조차 학교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혹스러웠다. 명쾌한 답변과 자료를 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대학의 입 역할을 한다는 홍보팀장에게 돌아오는 답변으로는 적절치 못해서다. 오로지 윗 사람들로 부터 왜 그러한 비판 기사가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눈치만 보는 느낌이었다.

간혹 취재원들과 기사에 관해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다. 취재를 하다보면 늘 좋은 기사를 쓸 수는 없다. 비판 기사를 써야 할 경우 홍보실 직원과 얼굴을 붉히는 건 어느 기자나 겪는 흔한 일이기도 하다.

아마도 본 기자가 홍보실 직원이었다면 그랬을 거란 생각을 하면 십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개인이 아닌 기관을 대변하는 입장으로써 때로는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을 해야 하는게 홍보실의 의무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대처능력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애정이 없으면 일하기 힘든게 홍보 업무일 것이다. 관계를 어려워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꺼려한다면 제대로 된 홍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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