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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돼 돈 많이 벌면 엄마랑 오래 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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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돼 돈 많이 벌면 엄마랑 오래 살고싶어요"
  • 소장환
  • 승인 2007.05.03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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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행사 교육감상 수상 무주중앙초 류하경양


“어른이 되면 가수가 돼서 엄마 집도 사주고, 가족여행도 다니고 싶어요. 시집 안가고 엄마랑 오래 오래 살 거예요.”
 

초등학생이지만 제법 큰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의 천진난만 소녀 하경(류하경·12·무주중앙초 6년)이의 소원이다.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을 좋아하는 하경이는 3일 오전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5회 어린이날 행사에서 교육감 상을 수상했다. 

이날 모범어린이상을 받은 다른 학생들이 대부분 전교어린이회장인 반면 하경이는 회장도 아니고 부잣집 아이도 아닌 그저 평범한 시골 초등학생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큰 슬픔을 겪고도 어린 동생 예준(7·무주중앙초 1년)이를 보살피고,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를 도와 설거지와 빨래 등 집안일을 마다하지 않는 아이라는 점에서 이날 수상자 가운데 가장 감동을 주는 특별한 학생이었다.

하경이네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2학년이 될 무렵인 2003년 서울에서 외삼촌이 사는 무주구천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급작스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하경이와 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어머니 최정순(44)씨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하경이가 4학년이던 2005년에는 무주군내로 이사와 교회에서 무료로 빌려준 집에서 살고 있다.

아파트 청소 일을 하던 최씨는 3개월 전 팔을 다쳐 한동안 일을 쉬다가 최근 할인매장에서 시간급 점원으로 일하고 있다.

어린나이에 큰 슬픔을 겪고 매일 엄마의 고달픈 일상을 지켜본 탓인지 하경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정신적으로 성숙한 면이 많다. 동생에 대해서도 “말만 잘 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하경이의 바람이다.

어머니 최씨는 “하경이도 다른 애들이 하는 것은 다 하고 싶을 텐데 뒷바라지를 못해 늘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얼마 전에는 선생님이 어린이회장에 나서보라는 것도 만류했다”고 털어놨다. 하경이도 “휴대폰도 갖고 싶고, 바이올린도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 평범한 아이임에는 틀림없다.

6학년 2반 하경이 담임인 박연숙 교사는 “평소 하경이의 글이나 일기에서 큰 상처에도 불구하고 엄마에 대한 사랑이 절절히 나타난다”면서 “구김살 없이 발랄하면서 공부도 반에서 가장 잘하는 하경이가 볼수록 대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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