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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부정 나눔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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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부정 나눔 6년
  • 소장환
  • 승인 2006.05.1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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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웃 권진흥 전북학생회관장
-언론 통해 알게된 딱한 사정의 두 자매 후견인 자처
-초등학생때 첫 만남 이후
-급식비, 교재비 등 지원
-어느덧 중1, 고2 소녀로
-이메일, 잦은 대화 통해
-끈임없는 격려와 조언도




“친딸처럼 생각하고 시집도 내 손으로 보내야지. 그런데 이런 걸 신문에 내면 곤란한데….”

권진홍(59·사진) 전북학생회관장은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자신이 남몰래 한 선행이 알려지는 것에 대해 매우 불편한 모양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 법(?). 권 관장이 6년 전 우연히 신문을 통해 알게 된 두 자매에게 그동안 꾸준히 남몰래 베풀어오던 선행이 한 교사에 의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주여고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박 모 교사는 교육감에게 쓴 편지를 통해 권 관장의 선행에 대해 “교사로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며 “교사로서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또 사랑해야 하는가를 절실하게 느꼈다”고 밝혔다.

전주여고 2학년 A양은 일곱 살 때 오랜 투병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버리고 난 뒤 몇 년 후에는 어머니마저 재혼하면서 떠났다. 

이후 A양과 동생, 두 자매가 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아가는 모습이 2000년 신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시 전주교육청 관리국장으로 재직하던 권 관장의 눈에 들어오게 됐다.

평소부터 ‘언젠가는 사회복지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던 권 관장은 곧바로 두 자매의 후견인을 자처하고 나섰고, 그 인연이 이어져 오면서 초등학교 1학년과 5학년이었던 두 자매는 어느새 중1과 고2로 성장했다.

권 관장에게는 이미 장성한 30대의 두 아들이 있지만 항상 ‘엄격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두 자매에게 있어서만큼은 권 관장이 그야말로 자상한 ‘친아버지’ 같은 존재로 다가섰다.

두 자매가 성장하면서 세 식구가 10평도 안되는 영구임대아파트에서 고교생인 ‘큰 딸’이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권 관장은 ‘큰 딸’을 전주여고 기숙사에 보내면서 기숙사비와 급식비, 교재비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권 관장은 시간을 쪼개 두 딸과 함께 쇼핑을 하면서 식사도 하고,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겨주고, 조언해준다.

아울러 권 관장은 성장하는 두 딸이 말 못할 고민이 있을까봐 메일을 통해 편지도 주고받고, 수시로 핸드폰을 통해 연락을 하면서 챙겨주고 있다.

두 딸과 함께 하기 어려운 날에는 권 관장이 두 자매의 집으로 케익이나 선물을 사들고 들려 가정 형편을 두루 살펴준다.

그렇다고 마냥 ‘오냐 오냐’하지는 않았다. 권 관장은 두 딸이 조금이라도 나약해지려 할 때는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성공한 사례들을 찾아 들려주면서 혼쭐을 내기도 하는 정말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권 관장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큰 딸의 담임교사는 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찾아들어와 최규호 교육감 앞으로 그동안 자세한 사연을 담은 편지를 썼다.

이렇게 알려지게 된 사연에 대해 권 관장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 가족으로 여기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면서 “도대체 왜 이런 내용을 알렸는지 담임교사에게 서운하기도 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소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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